2019
오후 녘 잠깐 걸으려고 동네에 있는 죠슈아트리 공원에 갔다,
100 에이커 면적의 데져트 우드랜드 보존지구에는 약 3 마일 정도의 Joshua Tree Trail이 마련돼 있다.
두툼한 원목 송판을 가지런히 깔아 만든 산책로를 운동화 차림으로 한 시간쯤 걸으며 죠슈아 트리 사이로 스며드는 저녁노을 마주하기 마침맞은 장소다.
걷다 보면 시야가 탁 트인 전망 좋은 자리도 만나고 지금은 흔적뿐인 크릭, 물길 흐른 자취도 지나게 된다.
메마른 사막의 꽃도 피어있어 허밍버드 날갯짓이 그 위를 더러 맴돈다.
동행자가 있어도 그러나 침묵 속에 잠잠히 걷고 싶게 하는 바로 그런 곳.
적멸마저 초월한듯한 자세로 묵연히 서있는 늙은 조슈아 트리를 접하노라면 그저 숙연해질 밖에는.
모하비 사막(Mojave Desert)에서만 자생하는 조슈아 트리는 기이하게 몸을 비튼 채 고적한 풍경을 연출해 낸다.
가부좌 튼 사막의 수행승이나 비쩍 여윈 요기(योगी)
처럼.
여름철이나 한낮 뙤약볕에는 일부러 고행 삼아 걷는다면 모를까 전혀 걷고 싶지 않은 길이다.
땡볕을 피할 그늘이라고는 아무 데도 없기 때문이다.
데져트 지역답게 죠슈아 트리와 캘리포니아 향나무만으로 이루어진 데다 보드웍을 절대 벗어나지 말라는 경고판도 처처에 서있다.
무수히 굴을 뚫고 최적의 서식처로 삼은 사막 토끼와 모래쥐, 사막 고슴도치가 섞여 살며 물론 방울뱀도 조심해야 한다.
먹이를 따로 공급해 주는지 특히 이곳엔 토끼가 떼를 지어 산다.
부시 수풀에서 뭔가 부스럭거렸다 하면 귀가 유난히 크고 덩치도 우람스런 사막 토끼가 깡총 뛰어나온다.
보랏빛 어스름이 지자 새들이 깃들 곳을 찾아 하나 둘 모여든다.
석양 물든 하늘에는 이름 모를 새 떼 줄지어 날아간다.
노루꼬리만큼씩 해가 짧아진다더니 여섯 시도 채 안된 시각인데 벌써 어둠이 내린다.
건너편 산밑 동네를 감싼 구름은 마치 먼데 만년 설산처럼 그럴듯해 보인다.
연보라 진보라 낙조가 신비로이 깔리기 시작하는 공원을 천천히 뒤로 한다.
참석해 본 적은 없으나 한 달에 한 번 달밤산책 행사가 열린다는데 달빛 아래 죠슈아 트리 실루엣이야말로 환상적이기보다 더 괴기스러울 것 같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탐조교실도 주관한다고 적혀있는 안내판엔 어느새 조명 밝다.
애완견을 데리고 걸을 수 있지만 일몰 후와, 허허벌판인 관계로 폭우가 쏟아지거나 눈이 올 때만은 문을 닫는다.
Prime Desert Woodland Preserve는 43201 35th St. West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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