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살 적에도, 랭커스터 살면서도. 작년 부산 해변가에서 살아가며 길냥이 얘길 두서너 번씩 했다.
이후 바닷가를 벗어나 금정산 아랫동네로 이사 오게 되었다.
길냥이 식수 배달부를 자처했던 해변 마을을 떠나기 앞서 방파제로 나갔다.
이사하기 전, 낚시꾼이나 산책객들에게 "고양이에겐 무엇보다 물이 중요해요"라고 수차 홍보를 해둔 터였다.
어찌 지내는지 한 번씩 가봤으나 떠돌이들은 여전히 무리 지어 테트라포드를 근거지 삼아 잘 지내고 있었다.
금강공원에도 고양이는 여기저기 지천, 어딜 가나 떠도는 길냥이 판이다.
맑은 계곡을 품은 숲이라 공원에서는 굳이 식수를 챙겨주지 않아도 되는 데다 공원 관리인이 건사료도 부어준다.
해변가보다는 산에서 사는 게 환경이나 여건이 나은지 고양이들은 털도 윤기롭고 훨씬 건강해 뵌다.
다만 어디서 건 길냥이는 조심성이 여간 아니라서 설핏한 인기척에도 몸 사리며 바짝 긴장한다.
성정이 쌀쌀맞은 동물이라 작은 기척에도 스르륵 연기처럼 사라지거나 숲 그늘로 숨어버리는 냥이.
금강공원 한 바퀴 돌다 보면, 채 야생에 길들지 못한 산고양이 십여 마리 만나는 건 보통이다.
송림에도, 바위 위에도, 숲 그늘에도, 팔각정에도, 소림사 돌담에도 길냥이가 옹송거리고 앉아 마주 본다.
노송 가지에서 까치가 고요를 깨고 깍깍거리지만 서로의 눈싸움은 계속 중이다.
어딜 가나 여기저기 떠도는 길냥이 이렇듯 숱하다.
고양이 생리상 중성화수술이 보편화되지 않아서 도리 없는 노릇이다.
사랑받으며 사는 집고양이는 평균수명이 십 년 이상인데 반해 길고양이 수명은 평균 2~3년 정도라고 한다.
길냥이는 항시 위험에 노출된 상태라 로드킬 당하거나 불결한 환경에서 얻은 눈병 또는 피부병을 끼고 산다.
그 까닭에 거의가 탈수와 요로결석증을 얻어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고.
집고양이의 조상이 사막 고양이라 알려져서인지 고양이는 물과 별로 친하지 않은 줄 생각한다.
하지만 고양이는 먹은 음식량의 약 2.5배 정도 되는 물을 섭취해야 하는 동물이다.
생명 가진 존재는 모두 다 물이 필수적이다. 고양이는 더더욱.
핵가족화의 영향에다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1인 가족이 불어나며 강아지나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호칭도 단순히 귀엽다는 의미의 애완동물에서 벗어나
가족이나 동료로 여긴다 하여 반려동물로 바뀌었다.
사람과 한집에서 더불어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물로,
심리적 정서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이자
가족과 같은 존재라 하여 반려동물이라 부른다.
생명 지닌 존재는 모두가 다 살고자 하는 생존의지가 강하다.
동물은 물론 식물까지 목숨 가진 것들마다 생명의 근원은 바로 물이다.
사람을 비롯 동물들은 체내 영양소를 반 너머 잃어도 생존이 가능하나 물은 10%만 부족해도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다.
특히 고양이에게는 물이 건강 나아가 생명과 직결된다.
며칠 먹이를 못 먹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으나 물 섭취를 제때 못하면 신장이 망가진다.
이처럼 떠돌이 길냥이에게 깨끗한 식수는 생명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