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연 폭포에 낙엽 휘날리고

by 무량화


산천은 의구하되...... 옛시조대로 천지연 폭포만은 위엄찬 기세, 우렁찬 함성 여전스러웠습니다.

인공적으로 잘 다듬어 놓은 조경이며 곧게 닦인 도로는 과거와 달리 반드레해졌지만요

오십 년 전에 왔을 때나 삼십 년 전에 찾았을 때는 한여름이었지요.

이 가을 천지연에는 낙엽 우수수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폭포 따라 가을 단풍잎 노랗게 낙하하고 있었습니다.

계류에 섞여 가을엽서는 바다로 띄워지겠지요.

바다에 든 가을엽서는 바다의 푸른빛을 하늘로 여기고

다시 초록 잎새로 환생해 한들거리는 해초가 될지도...



천지연 폭포 가는 길.

하늘과 땅이 만나서 이룬 연못이 천지연인데요.

지형이 참으로 기묘하지요.

까마득한 일월 저편인 40만 년 전 분출된 용암층에 침식작용이 거듭되며 깎이고 파여 깊숙해진 계곡.

깎아지른 석벽에는 아열대성 상록수와 양치식물 어우러져 울창한 숲을 이루었지요.

벌써부터 우레 같은 굉음은 들려오나 폭포수 비경은 계곡 끝자락에 감춰둔 채 모습 쉬 내보이지 않는군요.

한참을 들어오는 동안 수량 풍부한 청록빛 강물 시원스레 흐르며 곁을 따릅니다.

물에서 노니는 청둥오리는 가끔씩 자맥질하며 고기도 낚습니다.

계류 위에 걸린 돌다리 건너면 제주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곳곳에서 반겨주고요.

잘 다져진 보도 위로는 상록 교목이 숲 터널 이루어 절로 힐링이 되는 산책길 되네요.

비로소 저만치 절벽에 새하얀 비단 필 끝도 없이 풀어내는 폭포 줄기가 보입니다.

한필은 널찍한 폭인데 반해 세 가닥은 비단폭 솔군요.

가까이 다가갈수록 기암절벽에서 수직으로 세차게 내리 꽂히는 물줄기 장관이지요.

폭포수 기세 힘찬 만큼이나 움푹 팬 沼는 깊고 너르게 펼쳐졌고요.

천연기념물 제163호로 계곡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이지요.

인근이 모두 '세계 7대 자연경관'과 '생물권 보존지역'이며 '세계지질 공원'에 선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거처에서 아침해를 맞으며 마주 바라보던 바다엔 섶섬이 떠있었습니다만 앞에 고층빌딩에 들어서며 바닷가 제지기오름 옆으로 솟는 일출 풍경을 겨우 접하는 요즘.

그래도 변함없이 오른쪽에 천지연폭포, 왼편에선 정방폭포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회의 숲에 가려져 보이진 않지만 양 폭포 다 산책 삼아 걸어서 갈만한 거리이지요.

천지연은 뭍으로 쑥 밀고 들어와 자리 잡았기에 20분 정도 소요되고요.

정방폭포는 곧장 바다로 쏟아져 내리기에 25분 정도면 닿게 되지요.

천지연은 남성적인 웅장미가 느껴진다면 정방폭포는 여성적인 우아미를 보여주는데요.

산책로가 좋기로는 천지연이 단연 으뜸입니다.


특히 아열대성 상록수 사이로 낙엽 휘날리는 이 계절에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