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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May 26. 2024

산티아고 대성당이 품은 미술품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

산티아고의 중심은 대성당(Catedral de Santiago de Compostela)이다.


산티아고 제자들이 스승의 유해를 수습해 돌배에 싣고 이베리아반도에 닿게 되었고 훗날 그의 무덤 위에 대성당이 선다

800년대에 초기 로마네스크 양식의 작은 성당이 건립됐으나 이슬람교도의 침략으로 파괴됐다.

현재의 산티아고 대성당은 1075년 디에고 펠라에스 주교가 공사를 시작해 136년 후인 1211년에 완성됐다.

웅장하고 정교한 고딕 양식, 바실리카 양식, 로마네스크 양식, 바로크 양식이 고루 망라되며 각 양식이 혼재된 놀라운 건축작품이 산티에고 대성당이다.

성당의 길이는 100m, 폭 70m, 높이 75m로써 스페인에서 가장 큰 건축물이다.

이 성당에 걸린 명품 중 하나인, 1851년에 조세 로사다가 제작한 무게 80㎏짜리 초대형 향로 보타푸메이로(Botafumeiro)가 유명하다.

박물관에는 헤아리기 벅찰 만큼 숱한 성상, 성화, 성물, 옛 성당의 석재조각까지 다양하고도 엄청나게 많은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스페인을 넘어 유럽의 명장이란 명장은 다 불러들여 작업하는 동안.


개미떼처럼 허드렛일 잡일 도맡아야 했던 하층민 수 무릇 얼마였을까.


바위 쪼아 성당 세우고 성화 그려서 금칠하고 돌 깎고 다듬어 성상 만든 일들.


깃든 성심 지극하다 해도 피땀 배인 노고에 흡족해하시며 권장해 마지않거나 상찬 하실 하느님 결코 아니시련만.


영혼 떠나간 박제품 전시장인 박물관만이 아닌, 여긴 신성 정결해야 할 성당 안이라서 소회 복잡해졌다.


사진촬영이 거의 금지된 드넓은 전시실마다 샅샅이 훑느라 온하루를 박물관에서 보내고 나니 종당엔 어지러울 지경이었고 다리도 묵직했다.


계단에 걸터앉아 물결 져 흐르는 인파를 지켜보면서 이곳에서 한 달 동안 내가 얻은 게 무언가 곰곰 짚어봤다.


들뜬 기분으로 무작정 내닫기만 했지 뚜렷하게 내세울만한 아무것도 없이 여전 빈손, 허탈했다.


혹여 기적 같은 신비 임해 그분 은총의 옷자락 스칠까 기대하다가 흠칫하기도 했으며


하루하루 기본적 생존전략에 급급하느라 무의미하게 보낸 시간들 성찰도 했다.


허나 모든 건 이미 흘러갔고 천만다행스럽게도 무사히 전 일정을 마친 지금 해야 할 것은 감사기도뿐.


사람 마음만큼 간사한 게 없다던가, 감사충만이었던 카미노길이었음을 어느새 잊었구나 싶어 스스로의 인심조석변(人心朝夕變)에 내심 헛웃음을 금치 못했다.


이틀간 여기서 머무는 동안 내내 대성당 주변을 맴돌며 마치 무언가를 찾으려는 듯 지향없이 헤매 다녔다.


밖으로만 두리번거리며 찾아다녔던 그 실체, 막상 찾고 보니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었다.


그토록 찾고자 했던 것은 결국 나의 내적 자아임을 깨달은 것은 땅끝 마을 다녀와 마드리드행 밤기차에 올랐을 때였다. ​​


                                 ***

하늘나라와 예수님 생애에 관한 성화가 주종인 무수한 회화작품은 사진촬영 불가.

따라서 ​열락(悅樂)에 취해 황홀경에 빠진 악사들 조각과 15세기 경부터 화가들의 밑그림을 토대로 직조한 장식용 양탄자인 태피스트리만 직접 사진에 담음.

대성당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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