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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n 17. 2024

예래생태공원 방문 시 모기퇴치약 꼭 지참

해마다 몇 번씩 방문하는 예래생태공원이다.


유채꽃과 벚꽃 동시에 벙그는 봄부터 꽃무릇 화려하게 피는 가을까지 수차례나.


익은 곳이다 보니 정문 아닌 샛길로 들어왔다.

숲터널이 좋아 보여 들어섰는데 잘 전지 된 댕강나무에 분홍 꽃 함빡 피어있었다.

언덕길 내려서자 돔벵이물이 기다렸다.

여러 번 왔어도 여태껏 숨어있는 미지의 공간, 이 용천수 못은 초면이라 반가웠다.




지난 오월 노랑꽃창포를 보러 왔을 적만 해도 연연하던 신록이 녹음으로 어가고 있었다.

건너편 능선의 숲은 숫제 검푸러졌다.

요새는 어딜 가나 한창인 수국꽃 여기저기 소담스레 피어있었다.

대왕수천 지류는 여러 갈래로 흘러 처처에 물길이 나있다.


따라서 개울물 예서제서 노래하며 흐른다.

맹꽁이 꾹꾹 거리는 늪지도 더러 있었다.


수로 따라 느리게 걸어 다녔다.


못자리 물 흥건한 하논분화구에서도 본 삼백초가 군락 이뤄 희끗희끗, 마치 꽃 핀 거  같았다.


그즈음부터다.


모기떼 극성스레 따라붙기 시작한 것은.


손사래질 치며 걸어도 노출된 목과 손가락이 자꾸만 근질거렸다.


어느 결에 나도 모르게 모기한테 헌혈 실하게 해 줬던 모양이다.


까짓 쪼맨한 넘이니 피 쪼금 나눠줄 용의야 있지만 근지러움이 도를 넘기면 와락 짜증이 인다.


모기의 극성은 엷은 윗옷은 물론이고 심지어 청바지까지 뚫는다.


모기 서식처인 물가라서 당연히 모기떼 극성스러울 제반조건이다.


미리 해충기피제를 지참하고 오는 건데 넝큼 나섰던 내 실수다.


괜히 왔네, 전화로 문의할걸! 후회조차 됐다.


능소화는 폈는지, 올여름 반딧불이는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 찾게 된 생태공원이다.


직접 알아보려 안내센터에 들렸다.


작년에도 반딧불이가 별로 신통치 않았다며 반딧불이 축제가 열리는 청수 곶자왈에 문의해 보라고 다.


반딧불이 제주어인 불란지 잡지도 펴내는가 하면 떡하니 예례생태체험관 내 전시실에 불란지 코너까지  만들어 놓을 때는 언제고.


유년기의 여름방학.


불볕 수굿해지는 오후녘이 되면 외가 마당에는 큼지막한 밀대멍석이 펼쳐졌다.


논배미 스치고 불어오는 바람 설렁설렁 시원했기에 저녁밥도 게서 먹었다.


두레반 위에 오른 찬은 미역냉국에 오이지와 깡된장에 풋고추 호박잎 쌈이 전부다.


상 옆엔 찐 햇감자와 옥수수가 든 소쿠리가 따라붙었다.


동산 오르는 길목의 두엄가에는 바람 방향 따라 파르스름한 연기 퍼지며 모깃불이 요기롭게 불티를 날렸다.


그처럼 당시엔 수북하게 쌓아놓은 모싯대 태워 연기 피워서 모기후쳤다.


그때 허공에 무수히 날아다니는 반딧불이 꽁무니에선 인광 반짝댔고 청남빛 밤하늘엔 은하수 보얗게 흘렀는데.


그 많던 개똥벌레며 우윳빛 은하의 강물 어이타 가뭇없이 사라진 걸까.


햇 밀대로 두툼하게 만들었던 밀대멍석은 민속촌에 가도 볼 수 없지만 그나마 짚으로 곱게 엮은 멍석은 둘둘 말려 거기 걸렸더라는.

감꽃 핀 걸 본 게 얼마 안 됐는데 벌써 감 티가 나네
군락지인 늪가 삼백초
연못에 빡빡한 부레옥잠 연보라꽃
늪지에 키대로 자란 수생식물 부들
내 키보다 큰 구릿대는 생약제
구릿대 꽃과 비슷한 방풍나물
관상용인 꽃치자
능소화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들이 어디 그뿐이랴.


실제로 러한 케이스와 자주 접하곤 했다.


기상 조건이 받쳐주지 않아 벼르고 벼른 삼매봉 노인성을 관찰하지 못한 경우와는 또 다르다.


아주 오래 전인 삼십 대 때, 철쭉제가 열리는 지리산 세석평원에 갔을 적이다.


밀려드는 산행 인파 등쌀에 철쭉은 거의 짓밟혀 사라진 뒤였다.


나비가 없는 전라도 나비축제도 가봤다.


이곳같이 처음 홍보할 당시는 반딧불이 있었을지라도 생태환경이 변질되면 고유종  생명체는 견뎌내지를 못한다.


이렇듯 자연파괴현상이 가속됨에 따라 지구의 허파인 밀림지대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동시에 화석연료의 과한 사용으로 대기 오염 우려가 심각지경에 이르렀으며 빙하가 녹고 있다는 위기 보고도 줄을 는 현실.

지구촌 각국의 빠른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반작용으로 많은 종의 생물들은 멸종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는데.


한편 기후변화로 해충활동 시기가 늘어날뿐 아니라 번식 속도도 빨라졌다고 한다.


유월인데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더니 때 이른 모기까지 극성을 부리는 요즘.


올여름은 더위와 모기떼 협공에 시달리며 꽤나 힘겨이 지내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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