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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량화 Jul 29. 2024

당랑거철

나는 사마귀라 불리는 곤충이다.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진 절지동물로 머리는 세모꼴이며, 당랑 버마재비 연가시 범땅개비라고도 불리는 곤충이지.

영어명은 의젓한 Praying Mantis, 파브르 곤충기에서도 마치 양손을 모으고 있는 것 같아 '기도하는 벌레'라고 불렸다네.

사실 그런 자세를 취함은 먹잇감을 노리고 있다가 순식간에 앞발을 뻗어 사냥을 하기 위함이지.

그 순간이야말로 공격방향을 정확히 조준하고자 최대한 집중하고 있던 참이거든.

사냥을 앞다리에 의존하는 곤충이므로, 악력이 쎄고 가시가 달린 앞다리는 당연히 먹이를 잡는 뛰어난 도구.

나는 날개가 있지만 멀리는 날지 못한다네.

그러나 행동이 무척 재빠른 편이며 방향감각이 발달하였을 뿐 아니라 특별하게도 나는 3D화면을 인지할  있는 능력자라네.

곤충치고는 몸이 크고 그래선지 육식을 즐기며 몸색깔은 갈색 또는 녹색을 띠지.

여치나 방아깨비 메뚜기 따위 보통 곤충과 달리 아이들이 나를 잡아서 가지고 노는 건 고사하고 다들 멀리 피하기 일쑤.

내 앞다리는 낫처럼 구부러져 먹잇감 낚아채기에 편리하며 성질도 난폭하고 상당히 공격적인 편이거든.

풀밭 곤충 중에서는 가장 강한 포식자라 알려져 있기 때문에. 나를 보면 무조건 내빼기 바쁘지.


이를테면 으쌰으쌰 천하 겁날 거 없는 자연계의 깡패랄까.

나는 먹잇감을 발견하면 슬쩍 숨어서 때를 기다렸다가 갑자기 기습공격하는 식으로 사냥을 한다네.

특히 번식기 때의 암컷 사마귀는 움직이는 모든 곤충을 먹이로 생각하는지라 짝짓기 하러 온 수컷도 잡아먹는다네.ㅎ

그런 나에게도 재수 없는 천적이 있으니, 거미줄에 걸린다거나 말벌이나 새 같은 넘들에게는 한 끼 식사에 지나지 않는다구.ㅠ

나는 겁이 없어 사람이 다가와도 도망가기는커녕 마주 덤벼들어 위협을 가하며 천방지축 무작정 대들고 봐.

나보다 큰 상대를 만나면 날개를 활짝 펴 흔들거나 몸을 크게 부풀리며 상대를 겁박하기도 하는데.

그 바람에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고사성어도 탄생되었다네.

이는 자기 분수를 모르고 큰 힘을 가진 상대에게 덤비는 무모함을 꼬집는 말이지.

'당랑지부(螳螂之斧)' 역시 도끼를 힘껏 치켜들고 을러대며 적수도 모르고 턱없이 덤벼드는 하룻강아지를 비웃는 말이라네.

그 외에 '당랑포선(螳螂捕蟬)'이라는 고사성어가 더 있는데,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위험을 알아채지 못한다는 의미니 잘 새겨듣게나.

장자(莊子)가 어느 날 산책을 하던 중 까치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 새를 잡으려 사과나무 옆으로 다가가 막 활을 쏘려 하던 찰나, 가만 보니 그 까치는 나뭇가지에 붙은 사마귀를 노리고 있더라지.

더 자세히 주시해 보니 사마귀는 잎새로 자신을 숨긴 채 나무에 붙은 매미를 잡으려는 걸 목도하게 됐다네.


장자는 활을 내려놓고 탄식하며 “눈앞의 취할 것만 볼뿐 자기 뒤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에 대하여 전혀 방비할 생각을 못하는구나!” 하였다지.  

이처럼 한탄하고 있을 때 과수원 주인이 갑자기 나타나 장자가 사과를 서리하러 온 줄 알고 욕을 하며 내쫓았다네.

하나같이 주제파악 못하고 스스로의 힘 헤아리지 않은 채 무리하게 큰 상대한테  덤비는 정황에 대한 비유들.



사마귀는 같은 바퀴목인 바퀴벌레를 잡아먹는 천적인 반면, 메뚜기와는 먼 친척 관계로 두 쌍의 날개구조가 아주 흡사하다.

제철도 아닌 불볕더위에 생뚱맞게 나타난 사마녀석.


거실 방충망에 날아와 앉아서 실내를 기웃거리는 사마귀 한마리가 눈에 띄었다.

생김새마저 괴상한지라 신문을 말아 쥐고 녀석을 멀찌감치 떨어뜨려버렸더니 곧바로 정신 차린 사마귀는 어기적거리며 잔디밭으로 향했다.

그 움직임을 본 울집 신실한 파숫꾼 멍이.


불쑥 나타난 괴물같이 생긴 불청객 넌 대체 뭐니?


낯선 틈입자를 발로 슬쩍 건드리자마자 목을 곧추세우고 전신을 뒤틀며 위 사진처럼 표독스럽게 성깔을 부리기에 냉큼 한컷!

가소로운 녀석...... 동양 어느 곳에서도 저런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처럼 투표 행사하는 민의 가벼이 여기는

일부 구케의원 꼬라지라니. 


국회만이 아니라 얽히고 설킨 비하인드 스토리로 엮여있는 정치판 커넥션하며

 

지금은 그 나라 어리석은 자들을 위한 기도가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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