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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도 머뭇거리는 요세미티
by
무량화
Sep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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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세미티는 장부 중의 장부 헌헌장부다.
하얀 이마 수려한 화강암 덩어리 하나하나마다 제각각 고유 이름 지닌 봉이자 뫼.
하프돔, 엘 캐피탄 등 세계 최대인 화강암 바위를 비롯해 기암절벽에 내리 꽂히는 폭포와 드넓은 초원, 빙하와 호수 품은 산.
요세미티는 1984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된 캘리포니아의 보석 가운데 하나이다.
맺힌데 없이 빼어난 웅자에 기가 질린 듯 계절도 그 앞에서 주춤, 한동안 멈칫거린다.
벌써 떠나야 할 계절이 아직도 머뭇머뭇 서성대는 요세미티.
한라산의 두어 배나 되는 고산이 수두룩하니 철 따라 보따리 새로 싸고 풀려면 자동 꾸물댈 밖에 없을 듯도 하다.
바스러질 듯 색 선연한 낙엽 소복 쌓였고 응달진 바위벽엔 줄줄이 고드름 맺혀있다.
Thanksgiving Day 무렵 찾았던 요세미티는 그 어느 때보다 기상조건이 좋았다.
짙푸른 창공에 암벽은 그 이마 더욱 하얗게 빛났으며 폭포 수량도 아름찼다.
그늘 짙어 둥치마다 이끼 낀 참나무에 청청한 침엽수, 구불구불 이어진 골짜기는 한층 깊었다.
고즈넉한 숲 사잇길은 턱수염 덥수룩한 밥 로스 씨가 그린 풍경화 같았다,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 화풍은 아니지만.
어느 한 곳 허술한데 없이 조화 완벽히 이룬 요세미티 마주하노라면 번번 감격으로 벅차올랐다.
바라건대 산자락 여기저기 덕우드 하얗게 피는 오월이 오면 요세미티 찾아 숲길 걸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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