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비 안 곰팡이, 내 마음 열어보니 나도 곰팡이가 폈네

이틀 밖에 안 지났는데.

by 무상



냄비 속 양배추.

이틀 밖에 안 지났는데 그새 곰팡이가 허옇게 피어있다.

아, 방심했다.


겨울이라 나는 괜찮을 줄 알았지

방치해 놔도 이 정도는 괜찮을 것 같았는데

아니었다.


아… 내 마음이 그새 곰팡이가 피었음을 알았다.


정신 차려보니 방도 구석 모퉁이에 조금씩 쌓여가는 옷가지들

빨래통에는 점점 쌓여가는 빨래들

설거지통에도 설거지 거리들이 쌓여있다.


피곤했다.

외출복을 그대로 입고 바닥에 대짜로 뻗어 천장을 보며 그대로 잠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근데 그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느끼며

인지하는 생각 아래 무의식이 ‘난 못해, 힘들어.’라고 하는 것을 느꼈다.


바로 의식에 마음을 읊조렸다

‘아니? 할 수 있어.’

‘ 넌 할 수 있어.’


진정한 용기는 내부에서 일어나는 부정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일어나 옷부터 갈아입고 빨래를 돌리고 환기를 시키고 곰팡이가 핀 냄비까지 정리를 단숨에 해버렸다.

(부스터로 이어폰을 꽂고 하다 보면 금방 한다.)


냄비의 곰팡이를 치워버렸는데

내 마음의 곰팡이까지 같이 닦아 없앤 느낌이 든다.


살아있는 것은 변한다. 쉽게 변한다.

사람의 마음까지도. 아니 어쩌면 더 잘 상한다.


그러니 우리는 계속 마음을 들춰봐야 한다.

곰팡이가 끼지 않게


일기를 써야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중 알고 있는데

이것이 중요한 이유들 중

가장 중요한 이유가 아닐까?


오늘 일기를 아주 맛깔나게 쓰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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