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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판 Aug 26. 2021

8월 26일 독서기록

오지게재밌게나이듦 <트루맛쇼>를 촬영했던 다큐멘터리 감독 김재환 감독의 에세이. <칠곡 가시나들>을 촬영하면서 할머니들과 있었던 에피소드를 풀어놓는다. 소소한 할머니의 일상과 특별할 것 없는 저자의 생각이 심심하게 느껴지면서도 자극 없이 읽히는 착한 에세이라 좋았다. 가독성은 굉장히 좋은 편이다. 감독이 글을 더 쓰면 좋겠다 싶을 정도.


우리사이엔오해가있다 (7월 신간) 문학동네 서간문 시리즈. 이슬아와 남궁인이 참여했다. 두 유명 나르시시스트가 모였는데 차이가 있다면, 너를 알고 싶다고 말하는 나르시시스트와 나를 통해 말을 걸고 싶다는 나르시시스트의 차이다. 이 문제는 사실 중간부터 문제가 반복되는데, 그 유명한 이슬아의 논문으로 남궁인에게 펀치를 먹인다. 어떻게 보면 실패일 수도 있는 이 서간문을 나름 잘 마무리했다고 해야 할까.


사실 이슬아의 펀치는 계속 있었고, 남궁인은 그것을 특유의 자기애로 소화시키고는 했다. 근데 딱히 어느 쪽이 일방적으로 얘기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느낀다. 이들의 글을 가끔 흥미롭게 읽는다. 그건 이들이 마침 홈런을 친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글을 많이 쓰는 이 작가들의 글을 전부 읽지는 않는다... 어쨌든 이 두 작가의 글을 비교하며 누가 더 잘 썼다고 하는 것도 우습다. 나는 두 작가가 각자 홈런을 친 것을 보았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 있게 읽은 글이었다. 왓챠피디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글쟁이끼리 자본주의로 굴릴 때 나오는 결과물”이라는 평이 있던데, 이 정도면 썩 괜찮은 결과물이다.


괄호가많은편지 (7월 신간) 문학동네 서간문 시리즈. 페미니즘 행사 사대장(나머지 두 명은 누굴까?)으로 유명한 슬릭과 이랑이 참여했다. 임신 중지에 대한 경험과 여성으로서 겪는 공포, 음악, 일상, 타투, 정상성, 트랜스젠더 배제적 페미니즘 등을 일상과 아우러 서간문의 형식을 통해 녹이고 있다. 위 책을 생각해도 두 저자의 입장이 비슷해 크게 논쟁이 오가지 않는다. 그렇지만 꼭 논쟁이 오가야 글일까 싶기도 하고. 오히려 서간문은 친교의 성격이 강하니까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니다.


연년세세 황정은 연작소설. 오랜만에 시도한 황정은 소설 읽기였으나 여전히 잘 읽히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소설을 읽었으면 잘 읽히지 않았을까 싶다. 그래도 오랜만에 문체를 따라가면서 읽으니 그런 느낌도 좋았다.


잃어버린시간의연대기 (7월 신간) 이미 다른 글에 썼다.


마이너필링스 (8월 신간) 미국의 아시아인 인종혐오를 다룬 에세이다. 에세이치고도 짤막한 글이 이어지는데 저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기존의 방식으로는 담아낼 수 없기에 고안한 방법이라고 고백한다. 주제 의식은 『커버링』과 흡사하나, 서술 방식은 『랭스로 되돌아가다』와 흡사하다. 풀어 쓰자면 아시아인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는 『커버링』으로 다루어진 바 있고, 『랭스로 되돌아가다』는 자전적 에세이로 자신이 속한 사회와 계급을 탐사한다. 단숨에 읽기에는 워낙 내용이 조각나 내용을 단번에 이해할 수는 없지만 기획만으로도 획기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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