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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Jun 03. 2024

[쓰밤발오69] 나로 살기 빡세다 진짜

이제 미룰 핑계도 없이 취직 준비 시작해야 한다. 공고를 살피고 스크랩을 하면서 정말 하기 싫다는 생각만 든다. 돈 많은 백수도 아니면서 도대체 어떻게 살려고 그래? 다그쳐보지만 괜히 서럽기만 하다. 난감하다. 이젠 진짜 정말 최종의 최종으로 취직을 해야만 한다. 심지어 내가 하겠다고 결심한다고 바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루가 급한데 이렇게 감정적으로 나와서 드러누워 버리는 내 마음을 한 대 칠 수만 있다면 치고 싶다.


어렸을 때부터 하기 싫은 일은 되도록 하지 않는 방향으로 살아왔다. 내가 해야 할 이유를 납득하지 않으면 하지 않았다. 중3 때는 과학이 어려워지자 어차피 문과 전공을 할 건데, 주기율표를 굳이 외워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어 고등학생이 되기도 전에 과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고서도 마찬가지였다. 고등학교 1학년때부터 과학 공부를 하지 않는 바람에 성적이 너무 낮아 나머지 공부처럼 불려 가기도 했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려면 깡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 그게 내가 가진 최고의 비극 아닐까. 아 정말 답답하게 군다. 쓰밤발오 52일 차에 질리도록 겁먹고 고민하기로 다짐했고 지금이 그 과정인 건 알겠는데 이제는 시간이 없다. 아예 통장 잔고가 0원이 되어야 시작하려나? 도대체 이 겁먹고 고민하는 상황이 언제 질리는 걸까? 질리기는 할까?


아직 배가 부른 거지. 아니 심지어 나는 불안을 동력 삼아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사람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진짜 특이하네. 어우 정말. 답답해. 어떻게 해줘야 시작할 건데. 정말 어렵다. 나는 나로 사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타인인 아이까지 키우시는 분들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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