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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Jun 08. 2024

[쓰밤발오74] 자 하나 둘 셋

인스타그램의 사진 계정에 다시 사진을 열심히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사진을 예쁘게 찍는 다른 계정들을 구경하고, 팔로우도 하면서 요즘은 그 계정에서 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사진을 진짜 못 찍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예쁜 사진을 찍고 싶었지 내 눈의 대상을 오래 간직할 생각도 없었다. 기술도 없고 마음도 없으니 당연하게도 예쁜 사진이 나올 리가 없다. 여행 다녀왔다가 제대로 찍은 사진이 하나 없어 그 후로 요리조리 찍어가며 열심히 연습했다. 나만의 애정필터를 끼는 법도 알게 되어 이제는 제법 내 눈엔 만족스러운 사진들을 만난다.


사진이 좋다. 내가 좋아하는 자연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것이 제일 좋다. 사진은 영원히 내가 육안으로 본 그 풍경 그대로 담아내지 못할 테지만 그래도 좋다. 하늘이 예쁘고, 나무가 예쁘고, 꽃이 예뻐 일단 담는다. 담고 나서 내가 기억하는 색감대로 보정을 한다. 그리고 다시 뿌듯하게 웃는다. 아마 그 사진에 고스란히 담긴 건 '이 자연을 볼 수 있는 삶이라면 꽤 행복한 거야'라고 생각했던 내 마음일 테다.


신기하게 여전히 사람 사진은 잘 못 찍는다. 딱히 만족스럽지 않다. 내 애정의 무게를 굳이 따지자면 자연보다는 사람인데 애정필터 작동이 잘 안 된다. 특정 지점에서 찍어야 할 때 말고는 자연스럽게 언제 찍어야 할지도 잘 모르겠다. 사람 사진은 어떤 사진이 잘 나오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나는 내가 행복해하는 사진을 제일 좋아하는데,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여전히 어렵다.


오래전 여행할 때는 여행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은 사진은 네이버에서도 검색하면 나온다며 내 시선으로 담은 사진들이 별로 없다. 그게 아쉽다. 사진을 마음껏 찍는 여행이 하고 싶다. 곧 또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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