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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Jun 20. 2024

[쓰밤발오86] 불안하고 즐겁고

원고 쓰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습니다. 이게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 아닌데 오늘 하루종일 썼어요. 그래도 재밌습니다. 오랜만에 어깨가 굳는 것 같고 하루 종일 노트북 앞에 앉아있다 보니 어지럽지만, 그래도 즐거워요. 평생을 마케팅이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다 보니 아르바이트를 마케팅으로 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마케팅이 잘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이런저런 고민들이 많습니다. 오늘도 아침엔 불안이 저를 깨우더군요. 평안해진 줄 알았는데. 어디선가 불안이 덮쳐오면 스스로에게 "증거 있어?"라고 물어보랬는데, 저는 증거가 있더라고요? 그걸 인지하는 순간부터 더 불안해져서 혼쭐났습니다. 불안해질 때마다 저한테 제일 미안한 점은 과거의 저를 나무라게 된다는 점이에요. 모든 것을 후회하고 탓하게 됩니다. 그러지 말걸. 그때 그럴걸.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내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것인데 말이에요. 모르겠습니다. 점점 더 어려워지고, 제 인생은 어디로 흐르는지 모르겠어요. 무섭고 두렵다가도, 내 선택에 즐겁기도 합니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하며 다짐을 새롭게 하기도 하죠. 무엇보다 매일 밤 불안에 떨며 과거를 원망하고 미래를 허락하고 싶지 않아 지더라도 그런 모습도 나라는 걸 잊지 말자고 거울 보고 이야기합니다. 오늘 제가 걱정하던 것들을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했으니 아마 내일 아침에도 불안이 깨워서 일어날 거예요. 미친 듯이 유튜브에 불안 해소 명상을 검색하고, 눈을 감고 있다가 가슴이 답답해서 눈을 뜨기도 할 테고, 자책하기도 할 거예요. 그 모습도 나니까. 함께 있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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