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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Apr 20. 2024

[쓰밤발오25] 진심으로

가장 까탈스러운 마음은 '진심'이다. 어제에 이어 읽고 있는 책 '대통령의 글쓰기'의 진심에 대한 글을 읽자마자 든 생각이다.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면서 쉽게 오해를 받는,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이라는 뜻의 진심. 요즘은 진실되고 참된 성질이라는 뜻의 단어인 '진정성'과 함께 자주 쓰인다. 오늘 집중해서 생각했던 건 마음에 관한 것이었다. 


진심은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가짐이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고, 신뢰는 진심이 통해야만 생긴다.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나는 내가 진심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들만 곁에 두는 편이다. 내가 조금만 그 관계에 불편함을 느끼면 최대한 사회생활만 하고, 마음을 나누는 친구로 발전시키지 않는 편이다. 감정이 얼굴에 다 드러나는 데다가 빈말도 잘 못하는 편이라 내 나름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한 내 나름의 방식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슷할 것 같은데, 유난히 더 얕은 인간관계를 못 이어가는 편이다. 물론 요즘에는 이게 맞는 방식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어 좀 더 가벼워지려고 노력 중이지만. 그만큼 진심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살면서 진심이라는 마음이 가지고 있는 힘의 크기는 가늠하지 못하다가 최근에 덕질을 하면서 힘을 체감했다. 항상 무대 위에 진심으로 임하는 걸 실시간으로 보면서 어느 순간 내용은 들어오지 않고 그 마음만 보였다. 그냥 그 진심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시간이 충만했다. 물론 덕질은 보이는 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일방적인 관계라지만 진심은 느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그 힘에 이끌려 꽤 오랜 시간 응원하고 있다. 다른 가수나 배우도 많이 좋아해 왔는데, 한 번도 느끼지 못한 감정이었다. 그 사람이 내놓는 결과만 좋아하다가 처음으로 그 사람 본체까지 더 깊숙이 믿고, 응원하게 된 것이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뿐만 아니라 최근 판다가족들과 사육사들의 유대관계를 보면서도 느낀다. 서로의 진심이 보이는 시간들이 유튜브 영상을 통해서도 보인다. 강력하다.


강력하기에 경계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까? 그 마음은 태클을 많이 받기도 한다. 순도 100%의 진심이 아니라면 거짓이라고 욕을 먹기도 한다. 진심의 뜻이 거짓이 없는 마음이니 당연히 거짓이 없어야겠지만, 조금이라도 다른 마음이 섞이면 거짓이라고 비난을 한다. 누군가의 진심은 쉽게 바보취급을 받기도 한다. 누군가는 마음보다 결과만 중요하다고 말이다.  또한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믿을 수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음이 장기처럼 내 안에 장기처럼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는 존재하는 것을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는 진심보다 수치로 이득을 봐야 현명한 인생이라고 취급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진심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통하는 유일한 힘이라는 것을 말이다. 누군가는 바보 취급을 하고, 부질없다고 말을 하고, 그런 게 어디 있냐고 하겠지만 모든 것이 다 사라져도 남는 것은 진심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니 오늘도 기도해 본다. 내가 진심일 수 있는 것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해주세요. 


오늘은 오전이 아닌 정오에 발행하게 됐다. 어제 썼는데, 퇴고를 해도 해도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다음에 다시 진심에 대해서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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