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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Apr 21. 2024

[쓰밤발오26] 내 글 내가 피드백하기

어제 글을 쓰고 한 시간 정도 피드백의 시간을 보냈다. 내 감정을 묘사하고 서술하는 건 이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는 조금 성장했다. 초반에는 이 감정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몰라 챗gpt한테 물어보려다가 참았던 순간도 많았다. 이제는 챗gpt 생각은 아예 안 나고, 조금만 더 생각하면 어떻게 써야 할지 생각이 난다. 완전 만족스럽진 않지만 그래도 처음과는 달라져서 뿌듯하다.


어제의 글은 '진심'이라는 마음에 대한 내 생각을 썼다. 무엇에 대한 내 생각을 전개하는 것은 좀 힘들었다. 단순히 글쓰기 기술에 대한 문제가 아니었다. 최근에 글쓰기 책들을 읽으면서 분명 깊은 사유나 성찰이 선행되어야 글을 쓸 수 있다는 걸 깨달았음에도, 깊은 사유를 하지 못했고, 안 했다. 나만의 생각이라고 불릴 부분은 짧은 데다가 깊이 있지도 않았다. 오전에 업로드하면서도 이런 글이라도 올리는 것이 맞나 생각했지만, 피드백 시간을 갖기로 하고 올렸다. 솔직히 말하면 너무 창피해서 삭제하고 싶다. 하지만 이런 시간이 없으면 성장도 없기에 수치스러움도 안아보려고 한다.


내가 생각한 깊은 사유를 하지 못하고, 안 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못한 이유는 어떻게 파고들고, 질문을 던져야 할지 어려워서였다. 진심의 힘은 강한데, 사람들이 쉽게 무시하고 의심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나의 경험에서 확장해 보편적으로 근거를 들었어야 했는데, 그 근거를 찾는 게 어려웠다.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은 책을 읽고 든 생각이었으니 책의 내용을 근거로 썼어도 좋았을 것 같다. 아니면 차라리 사례를 들어도 좋고. 하지만 내가 원한 건 깊은 통찰을 담는 글이었기에, 허를 찌르는 질문을 하고 그것에 대한 답을 하고 싶었다. 문제는 그럴 역량이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동시에 깊은 사유를 하지 않았다고 한 이유는, 그래도 진득하게 앉아서 질문을 던져야 했다. 양적으로 승부하다 보면 분명 질적으로도 성장하게 된다. 하지만 나는 효율적으로 빨리 찾고 싶은 나머지 우직하지 못했다. 잔가지 같은 질문을 던질 시간에 굵직한 거 하나의 질문을 찾겠다는 생각이었으니 못 찾을 법도 하다. 나무는 잔가지와 굵은 가지가 함께 있을 때 울창한 나무가 되기 마련인데 어리석었다. 질문도 못 찾고 결국 피상적인 말만 늘여놓은 채 글이 끝났다.


또 깨달은 것은 내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글은 내 역량으로는 최소 일주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매일 올리는 글에 쓰기엔 역부족이다. 쓰고 싶어지는 날이 오면 그날은 일기를 쓰고 일주일간 생각하고 질문 던지고 다듬어서 올리는 것이 연습하는 길이다.


칭찬해주고 싶은 점은 삭제하지 않고 일단 올려둔 것이다. 대학생 때는 과제로 제출했던 글들이 너무 창피해서 다 삭제했다. 창피하고 말 것이 아니라 들여다보고 고쳐나가는 과정이 필요했었는데, 그때는 수치심을 삭제하기 급급했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스스로 피드백하니 다행이다. 열심히 써보자. 효율은 이제 바라지 말고.


혹시 제 글을 읽다가 피드백해주고 싶으시면 언제든지 해주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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