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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Apr 27. 2024

[쓰밤발오32] 상상은 상상 이상으로 재밌다

mbti를 썩 좋아하지도 않고 믿지도 않는다. 나만해도 할 때마다 다르게 나오고 (물론 가장 많이 나오는 유형이 있긴 하다.), 상황에 따라, 사람에 따라 대처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몰토크용으로는 적절한 주제지만 심오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믿음이 가는 알파벳이 있었으니 바로 N이다. 상상을 많이 하는 유형으로 이해하고 있는데, 다른 알파벳은 다 다르게 나와도 N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첫 문장에서 믿지 않는다고 해놓고 이런 모순이 따로 없네. 이렇게 인간은 모순적이라 믿지 않는 거긴 하다.)


어제 관절이 굳을 수도 있다는 말에 겁을 먹고 하루종일 무릎을 굽히고 펴는 연습을 했다. 대중교통도 이용해도 된다고 하셨으니 별 문제없을 거라고 믿고 아파도 계속했다. 그러다가 자기 전 다리가 저리기 시작해서 허리에도 통증이 느껴졌다. 잠에 들고 싶어 근육통 약을 먹었는데, 물을 적게 먹어서인지 목에 걸린 느낌이 났다. 물을 더 마셔도 너무 불편한 거다. 그러자 아 혹시 목에서 약이 녹아서 죽으면 어떡하지? 하는 상상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러고 나서 내가 나에게 남기는 카카오톡에 이렇게 남겼다.


사실 아주 높은 확률로 죽지 않으리라는 걸 모르진 않는다. 하지만 상상의 세계에 빠져 과몰입하다 보면 그 작은 확률이 더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 진심과 장난 60:30의 비율의 마음으로 남겨뒀다.


상상은 언제나 재밌다. 여러 상황에 나를 장기말 두듯이 놓으며 이런저런 생각하는 것이 내 소소한 취미다. 옛날처럼 과학의 날 상상 글짓기 대회에 나갈 것도 아니고, 소설을 쓰는 것도 아니지만 목적 없이 해서 그런지 더 재밌다. 누군가는 쓸데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상관없다. 그냥 재밌으니까. 정말 순수하게 재밌어서 좋다. 어제의 저 카톡은 친구들한테 이야기하니 신기해하고 웃겨하기도 해서 남겨본다. 웃음코드가 맞는 분들은 읽고 웃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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