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빠졌다.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보고 시작했다가 중독 바로 직전까지 왔다. 나름대로 집에서 무릎 재활 운동을 하는 중인데, 하다가 지쳐서 침대에 누워 게임을 하는 루틴이 꿀맛이다. 게임은 테트리스처럼 한 줄에 블록이 다 채워지면 지워지는 건데, 위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8x8 칸에 주어진 블록을 채워 넣으면 된다. 단순한데 살짝만 머리를 쓰면 돼서 즐겁게 하고 있다.
유튜브로 노래나 들으면서 게임을 하려다가 알고리즘에 의해 타로카드 영상이 떴다. 타로카드 영상 속 카드 디자인이 예뻐서 종종 구경하곤 했는데 오랜만에 뜬 것이다. 원래는 타임라인을 왔다 갔다 하며 카드 구경만 했는데, 불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나도 카드를 선택해서 리딩을 듣기 시작했다. 타로 카드 리딩 들으면서 게임하기. 꽤 괜찮은 조합이었다.
5월을 맞이해서, 5월의 운세만 보는 타로카드 영상이 많았다. 아마 지금 업로드된 영상은 다 시청했을 것이다. 신기하게 영상이 다 다른데 꽤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공통된 건, 소송 중이라면 이길 승산이 있다는 것(소송 중이 아니긴 하다.), 귀인이 들어올 거라는 것이나 이성운, 활발하게 행동하기에 좋은 시기라서 하고 싶은 것 꼭 해보라는 것, 금전적으로도 트일 시기라는 것이었다. 신기하게 듣다 보니까 불안한 마음이 점점 잦아들었다. 불안하면 손을 가만히 못 두고 손톱 주변 살을 뜯으며 마음을 달랬는데, 손으로는 게임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비워지는 느낌도 들었다.
원래 타로카드 영상들이 좋은 말만 해주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내내 잘 될 거라는 말을 들으니 힘이 나고 희망이 솟아올랐다. 내가 자기 예언적으로 나는 잘 될 거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어떤 때는 의심이 들기 마련인데, 타로를 믿던 사람이 아닌데도, 그것을 근거로 이야기하니까 정말 믿게 되는 것도 신기했다. 다 떠나서 마음이 꽤 평온해졌다. 잘 될 거라고 하니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다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을 전달받았다.
하지만 이번을 끝으로 다시 또 카드 디자인만 구경할 것이다. 여기서 더 믿고 깊게 들어가면 의존하게 될 것 같다. 다음 주에 마지막으로 무릎 진료를 받으면 바로 게임도 삭제할 생각이다. 생각이 많아지던 때 우연히 심신안정하는데 도움을 받았으면 되었다. 나는 오직 나만 의지하면서 살아야지.
신기하고, 카드도 예쁘니까 심심하면 한 번 검색해서 보는 거 추천한다. 의존하지는 마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