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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Jun 01. 2024

[쓰밤발오67] 권태기

고비가 찾아왔습니다. 이미 느끼신 분들도 계실 테지만 글쓰기에 대한 마음에 권태기가 찾아왔어요. 방금 전까지 취직할 때까지 쓰밤발오를 멈추겠다는 글을 쓰려고 했습니다. 제가 지양하는 삶 중에 하나가 속이면서 사는 거거든요? 남은 사회생활 기타 등등의 이유로 속일 수는 있어도 적어도 나는 속이지 말자는 것이 제 모토 중에 하나예요. 그래서 그래~ 취직도 해야 되는데 그때까지는 쉬어야 취업 준비에 집중하지 않을까 하면서 글을 쓰려고 한 건데, 완전 저를 속이는 거더라고요. 하루 종일도 취직에 매달리는 것도 아니면서 취직 때문 인척 한 거죠. 그 생각이 들자마자 접었습니다. 글은 나니까, 글에서 속이면 나를 속이는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또 하나 지양하고자 하는 삶은 안 하느니만 못하는 건 하지 말자인데요. 그래서 도망가고 싶었어요. 최근에 유난히 더 깊이 없는 글들만 올리니까 창피하고 나 자신이 싫어져서 차라리 취직이라는 명분을 찾은 거죠. 이 명분이 나까지도 속이는 일이라는 걸 알자마자 다시 쓰밤발오를 시작한 이유에 집중했습니다. 그냥 꾸준함에 가치를 두고 계속 써보려고요. 사실하기 싫은데도 잘 쓴 글을 올려야 나중에 진짜 쓰기 싫었을 때도 나는 썼다면서 스스로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데 그건 이미 물 건너간 것 같고요. 이제는 물 건너가도 괜찮아요. 어쩔 수 없죠. 원래 쓰담발 오 취지가 어떻게 쓰든 시작부터 하자, 일단 해보자니까 그거에 맞게 살았다는 자부심만 조금 가져가보려고요. 언젠가 최근의 안 쓰느니만 못한 글들을 보며 그래도 잘했다며 칭찬할 날이 오길 바라며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해 보렵니다. 


다른 작가님들처럼 엄청 많은 독자가 있는 건 아니지만 늘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고 라이킷 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에 힘이 나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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