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찻잔에 새까만 커피를 천천히 따랐다.
온통 하양이었던 것이 검게 차오른다.
티 없이 맑고 아름다운 검은 커피가 하양과 조화롭다.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향을 맡고, 깊이를 가늠한다.
깊을 리 없는 커피는 향기만큼이나 깊어 보인다.
얼굴 하나 둥실 떠올라 나를 바라본다.
마치 검은 옹달샘에 얼굴 비춰보는 나그네.
호기심 가득한 검은 얼굴은 커피를 알게 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커피를 탐색한다.
<책을 넘기는 순간 암을 넘기다> 출간작가
에세이스트. 25년 1월, 신인문학상 공모전에 응모하여 수상했습니다. 무겁게 받아들입니다. 사명감을 갖고 좋은 글을 세상에 내놓기로 다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