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커피

by 봄날의 옥토

새하얀 찻잔에 새까만 커피를 천천히 따랐다.

온통 하양이었던 것이 검게 차오른다.

티 없이 맑고 아름다운 검은 커피가 하양과 조화롭다.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향을 맡고, 깊이를 가늠한다.

깊을 리 없는 커피는 향기만큼이나 깊어 보인다.


얼굴 하나 둥실 떠올라 나를 바라본다.

마치 검은 옹달샘에 얼굴 비춰보는 나그네.


호기심 가득한 검은 얼굴은 커피를 알게 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커피를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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