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사랑

by 봄날의 옥토

서쪽으로 해가 기울었다.
한낮의 뜨거웠던 기운은 누그러지고 기분 좋은 바람이 창문으로 들어온다.
하이얀 시폰 커튼이 어미 새의 날개처럼 창문 가장자리에서 우아하게 펄럭인다.

문득 창밖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깊고 푸른 하늘에 구름이 가득 펼쳐져 있다.

오늘 아침, 태양은 동쪽 하늘에 떠올랐을 때, 아름다운 구름과 사랑에 빠졌다.
뜨거운 태양은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으나 구름이 녹아 사라질까 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한 채 먼 곳에서 바라만 보았다.
조심조심, 그러나 애정을 담아 온기를 보냈다.

구름이 산에 걸려 흩어지지는 않을까, 높이 나는 새가 괴롭히지는 않을까 걱정하며 아름다운 구름을 계속 바라보았다.

태양의 마음을 모른 채 친구들과 한가롭게 놀던 구름은 태양이 이끄는 대로 서쪽 하늘까지 흘러가 있었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태양은 구름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 미세하고 아름다운 천상의 빛을 그 구름에게 선물했다.

구름은 갑자기 환한 빛에 둘러싸이자 어리둥절했다.
그제야 서쪽 하늘에서 수줍게 타오르고 있는 태양을 보았다.


'우리 내일 또 만날 수 있을까?'
붉은 태양은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구름을 향해 빛을 뿜었다.
구름은 기쁘게 대답했다.
'내일 아침, 동쪽 하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태양은 서쪽 하늘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며 서서히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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