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 Feb 15. 2019

멍 때림과 집념엔 시간제한이 없다

 

시간이 거침없이 흘러간다... 분명 아침이었건만...  

오늘은 정말 하루를 버린 느낌인데,

그 이유는 오전 오후 내내 한 자리에서 멍 때림과 집념의 시간만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날씨가 흐린 날이면 아침 하늘도 저녁 같다 보니 시간의 개념이 더욱 사라진다.  

구름 한 점 없이 뿌연 회색빛의 하늘이 내 머릿속으로 들어와 향을 피우는 것처럼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내 머릿속은 오늘의 하늘처럼 뿌옇게 변하고 , 눈이 반쯤 감기기 시작한다.

마치 밤 11시-12시 사이 어느 한 곳의 재즈 바에 온 느낌이다.

긴장이 스르르 풀리다 보니 그동안 긴장된 나의 턱근육과 관자놀이가 욱신거리기 시작한다.

얼마나 이를 꽉 물고 잤으면...

그러면 나는, 내 두 손으로  아무 생각 없이 나의 아픈 부분을 주무르기 시작한다.

시원함을 넘어서 아픔의 전율이 올 때까지... 계속하다 보면 뻣뻣하다 못해 굳어버린 승모근도 해달라고 지랄이다. 나 원 참!

어느덧 시간이 30분 이상 훌쩍 지나갔고, 이제 나만의 집념의 세계로 빠져든다.  


나의 집념 속에는 양념과 같은 잡념도 있지만,

그것이 나를 더 오랫동안 생각해줄 수 있는 힘의 연결고리이라며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쓸데없는 집념의 시간을 보냈으면 오늘이 아까운 하루였을텐데,

다행히도 어딘가 쓸데가 있는 집념을 했다는 것에, 이렇게 보낸 오늘 하루를 "똔똔"했다며 내 자존감을 지킨다.  


이제 집안을 말끔하게 정리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만남, 계속 정리 중입니다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