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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 Mar 30. 2019

나의 진로교사 체험기

올해 음악 수업이 단 4시간밖에 없어 13시간이나 진로수업을 가르치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올해는 진로교사가 된 느낌이다. 불과 한 달밖에 안되었지만 진로 수업을 통해 가지게 된 생각을 이야기해본다.


입시를 앞둔 고3 아이들을 보며 느낀 점: 답답한 대한민국의 현실

예나 지금이나 아직도 대학입시를 중요시하는 우리나라 고등학교는 참으로 고전적이면서도 보수적인 것들이 계속 답습되는 유적과도 같다. 조선시대 붕당정치 속에서 서구의 문물을 개방하지 않으려 애쓰던 조선시대의 행위와도 비슷한 게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입시제도이다.


더 이상 대학이 아이들의 인생을 책임져 주진 않는다. 부모님 세대부터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대학은 그들의 반듯한 직업을 어느 정도 책임져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예전과 많이 달라져 있다. 우선 문과나 인문학대학을 나오면 예전보다 마땅히 갈 직장이 없다. 회사에서도 그들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다. 그나마 영어를 탁월하게 잘하거나 동시에 제2외국어까지 한다면 좀 눈여겨보고 잠시 머무를 수 있는 계약직 자리를 마련해준다.


이과를 나온 아이들은 그나마 다행이다. 이공계는 기술 중심 사회에 더 많은 인재들을 요구하기 때문에 그들의 직업은 아직까진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니 문과 학생들이 이과생보다 2배나 더 많다. 수학이 너무 싫고 어려워 포기한 아이들 대부분이 문과 아이들이다. 내가 여기서 화가 나는 단 한 가지는, 교육을 통해 숫자를 싫어하게 된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한 채 졸업을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진짜 학교의 교육은 학생들에게 쓸모 있는 것들을 가르치고 있는가.


대한민국의 입시는 변화될 수 없는가

교육계에 몸을 담고 있는 내가 보았을 땐 참으로 슬프지만 이 고질적인 입시문제를 풀기란 쉽지 않을 듯하다. 진로수업을 통해 만나는 아이들은 아직도 전공을 결정하지 못한 채 고민만 쌓여간다. 시간은 그들을 기다려주지 않고 수시와 수능 그리고 정시의 과정을 거친다.


고등학교에서 배워야 할 것을 제때 배우지 못하고, 성적 내신과 수능만을 위해 3년을 사는 그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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