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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와피아노 May 25. 2023

댄스파티수국을 아십니까?

장미 정원에서 나비가 춤춘다

가깝게 지내는 교수님 댁에 갔더니 우리 집에 있는 

똑같은 수국이 그곳에도 있었다.

"어머, 교수님도 장미 수국 사셨나 봐요?"

그런데 교수님은 '나비 수국'으로 소개를 받았단다.


집에 와서 검색을 해봐야지 한 것이 벌써 2주가 지난 오늘에서야 네이버 검색 렌즈로 찍어봤다.

과연 장미 수국으로 나올까, 나비 수국으로 나올까? 아니면 둘 다 맞는 걸로 나올까? 하는 사이

3, 2, 1 액션! 

                    

                   댄.스.파.티.수.국!!!!


이름을 보고는 혼자 감탄하며 소리 내어 웃었다. 

'장미 속에서 나비가 춤을 추니 댄스파티가 맞겠구나 ㅎㅎㅎ'


우리 집 베란다는 꽃베란다이다. 꽃을 보고 싶어서 사시사철 피는 제라늄으로 계속 새끼를 쳐서 1년 내내 꽃을 볼 수 있게 했다.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 존재인지. 그런데 저 수국, 그러니까 댄스파티수국이 피어날 때면 나는 베란다에서 숨죽이면서 사진을 찍는다. 

왜냐하면 제라늄들이 질투할까 봐. 

'1년 내내 충성스럽게 열일하는데 5월에 

잠깐 피었다 지는 수국을 더 예뻐해? 괘씸한 주인 같으니라고!!

겨울에는 죽은 듯이 아무 일도 안 하는 수국인데, 아니 댄스파티수국인데 말이야.'라고 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꽃을 보며 나 혼자 찧고 까분다. 이 생각은 맞는 것일까? 진흙탕 같은 인간 세계에 살다 보니 나의 삐뚤어진 시각으로 꽃들의 마음을 다치게 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각자가 모두 예쁘니까 꽃들은 시기할 줄 모르는 존재들일 텐데. 너무 열심히 해서 튀면 공공의 적이 되고, 너무 게으르면 여러 사람 피곤하게 되고. 적당히의 적정선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힘든 나로서는 세상과 부딪히며 사는 것이 고달프다. 


장미 정원에서 춤추는 나비처럼 이제는 댄스파티수국을 마음 놓고 예쁘다고 말해줘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충성스러운 제라늄에게는 고맙다고 말해줘야겠다. 


                                        "너희들 참 예쁘다! 참 고맙다~~!!"


예쁘고 고마운 꽃들아 안녕^^



<폴러리에서 제 목소리로 들을 수 있습니다>

폴러리 나무와 피아노

 https://www.porlery.com/cast/5941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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