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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와피아노 Sep 01. 2023

제주 1일차/부부의 세계 2탄

  제주에서 다 털어버리자~

"쫌 앞 좌석으로 바꿔드릴게요. 마침 한 줄이 비어서요."

"어우 넘 감사해요."


오늘, 9/1일부터 남편은 완전한 자유의 몸? 백수가 되었다,  20년간 힘겨운 교사 생활 내려놓고 명퇴한 지 1일 차! 그 기념으로 제주도에서 1주일 지내기로 하고 공항에서 수속 중에 승무원의 호의로 앞쪽 좌석에 앉는 기회를 얻은 것이다. 우리 시작이 좋은데?


앗, 근데 비행기 안에 들어가 앉은 좌석은 유일하게 창문이 없는 자리라니ㅜㅜ 알고 주지는 않았겠지만 이럴 수가. 그래도 왼쪽 뒤쪽으로 요맨큼 보이는 바깥 풍경이라도 볼 수 있다는 게 불행 중 다행^^;

눈꼽보다는 크니 다행^^;;

제주도는 전기차 환경이 완벽하다 해서 쫌 비싸더라도 전기차를 렌트해 봤다. 무엇보다 환경을 위해서! 하지만 나의 이 지나친 모험심은 오늘의 종말, 그러니까 상상 이상의 세계가 펼쳐지리라고 그 누가 알았을까ㅜㅜ  


처음 운전할 때 익숙하지 않았지만 차차 불안감은 없어졌다. 제주도 사는 지인의 지인이 소개한 해장국집을 찾아갔는데 벌써 영업 끝났단다. 방문한 시간이 2시가 다 된 터라 설마설마했는데 역시나 유명한 식당이라는 확인만 하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플랜B로 대체할 식당을 가려는데 일기예보대로 비가 왔다. 갈수록 세져서 눈앞에 보이는 돼지고지 전문점으로 갔다. 마침 점심 특선으로 김치찌개, 불고기, 복지리 등을 해서 그냥 저기로 가자하고 들어갔다. 세상에 반찬 하나하나, 메인으로 시킨 불고기, 곁들여준 국물까지 모두 간이 딱 맞았다. 그리고, 만원 미만으로 착한 가격까지. 가성비뿐 아니라 친절한 주인아주머니의 웃는 모습까지. 가심비마저 두루 갖춘^^


숙소가 있는 서귀포 가기 전 애월에 있는 예쁜 소품집, 이시돌 목장의 푸른 들판을 보고 가려했다. 근데 굵은 빗줄기가 멈추지를 않는 거다. 할 수 없이 숙소에 먼저 도착!

바다가 보이는 작은 에어비앤비가 그런대로 맘에 들었다.


시간이 어중되지만 이대로 숙소에 있기엔 너무 아까워서 30분 거리에 있는 오설록을 갔다.

세상에 무슨 가격이 이리도 비싼 거야? 우린 휘리릭 차밭까지 얼른 보고 그냥 나왔다.


'뜨랑국수' 이름도 넘 예쁘지만, 소개해주신 지인의 제주도 지인 왈 "100% 성공한 식당"이라는 말이 귀에 꽂힌 곳이다. 식당도 소박, 아기자기. 아~ 근데 뜨랑국수, 콩국수는 누가 뺏어먹을까 우리는 말도 않고 국수 대접에 코를 박았다. 식당엔 후루룩후루룩 면치기 소리만 울릴 뿐. 국수 안 좋아하는 남편이 내일도 또 오잔다^^

이제부터 본론!

처음 전기차 받은 오늘 12시 반에 밧데리가 7칸이었다. 며칠을 쓸 수 있을까 했던 게이지는 밤이 되니 두 칸만 남았다. 모야 매일 넣어야 하는 거야?


저녁을 먹고 내일을 위해 숙소로 바로 가려는데 충전을 하는 게 맘 편할 것 같았다. 앱에서 가까이 있는 충전소를 찾아갔다.


첫 장소는 맥도널드. 고장이란다!

두 번째 장소 이마트. 여기는 기계가 많겠지.

기계는 많았다. 그런데 삼성차만 안 된단다. 내 렌터카는 SM3. 콕 짚어 삼성차ㅜㅜ

더운 데다 짜증이 스멀스멀...

렌터카 사무실에 전화했더니 주변 관공서 많은 곳이니 관공서를 가란다. 100m 근방에 주민센터가 있어 갔는데 회원카드 소지자만 된단다. 그곳이 세 번째 장소.

네 번째 장소는 월드컵 운동장이었다.

차 세워놓고, 충전기를 찾아다녔다. 다행히 금세 찾았다. 차를 옮기고 충전 시작! 아이고 하나님 감사합니다~~


일반 차보다 렌탈비도 4만 원 이상 비싼데 환경을 생각해서 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질 줄야. 근데 충전하는데도 한 시간은 걸리고. 내일 당장 차를 바꿀테다하고 숙소를 향했다. 아뿔싸! 제주도 폭우가 이런 거구나하며 폭우체험현장을 바들바들 떨며 간신히 운전대 잡고 도착했다.

내일은 더 심할 텐데 이를 어쩌나...


명퇴 기념, 우리의 제2의 결혼 생활 2기의 시작이라는 제목을 붙이고 싶은 이번 여행!

나는 앞으로 닥칠 우리의 고난을 이곳 제주도에서 다 치르고 가는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어째 이번 여행이 설렘도 없이 괜스레 피곤하다 싶었는데. 이제 6일 중 하루 끝났다. 내일은 어떤 일이 기다릴는지 은근 피로가 몰려온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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