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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와피아노 Jan 11. 2024

택시 기사님이 택시비를...

학천테라피의 미담

남편 명퇴 후 '학천 테라피 안마원' 오픈한 지 이제 20일이 지났다. 오픈하기까지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아 많은 이야기들을 놓치긴 했다. 이제부터라도 짧게라도 끄적여보련다.


퇴근 후 남편은 뱀부 테라피를 배운다 해서 먼저 집에 왔다. 옷도 갈아입지 않고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소파에 그대로 뻗었다.


명퇴 후 남편과 항상 붙어있다 보니 이렇게 눈앞에 보이지 않을 땐 설레기까지 한다. 하지만 할 일은 태산이고 몸은 천근만근이라 그대로 쓰러진 것이다.


꿈꾸다 놀래 일어나서 씻고, 빨래를 개고 있으니 남편이 누르는 번호키 소리가 들렸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어제 만났던 택시 기사를 오늘도 또 만났어." 하는 거다.


춘천에는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해 봄내콜택시 제도가 있다. 아무리 먼 거리라도 1,300원 정도면 어디든 가는 것 같다. 어제, 오늘 수업이 있어서 연이틀을 이용했는데 공교롭게도 이틀 모두 똑같은 기사님을 만난 것이었다.


"기사님이 어제 내 얘기 듣고 꼭 말해주고 싶은 게 있었는데 그 말을 못 해서 나를 찾아가야 하나 했었대. 그러다 오늘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가웠다고."


기사님이 들려주고 싶은 말씀이 무엇인가 했더니,

사업은 자기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남의 말에 휘둘리면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20여 년 전 횟집을 했던 기사님은 장사도 잘 되고 해서 금방이라도 재벌이 될 것 같았는데 손님들 원하는 대로 해주다 보니 남는 게 었단다. 그러면서 사업 잘 되라는 의미에서 택시비는 대신 내주신다며 남편이 내민 택시비를 한사코 거절하셨다는 거다.


와~ 세상에!! 사악한 사립학교를 명퇴했더니 곳곳에서 천사가 나타나고 있는 요즘이다. 우리가 안마원 하기를 기다렸다는 듯 지인들뿐 아니라 벌써부터 네이버나 지나가는 사람들이 예약하고 몰려오고 있다. 그런데 이런 미담까지 생겨나다니!


새로운 출발에 힘주신  많은 분들 생각하며 학천테라피는 미담 제조기가 되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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