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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베르 Apr 30. 2020

산책

계절의 흐름을 더디게 느낀 탓에

두꺼운 옷을 입고 나선 산책

선선한 바람에

송글히 이마에 맺힌 땀이 씻긴다


시간의 흐름을 초조히 느낀 탓에

무거운 마음을 지닌 채 가는 걸음

넓은 저수지 잔잔한 물결에

알알이 줄지어 맺힌 걱정이 씻긴다


물길을 따라 유유히 놀다가

뭍으로 올라와 아장아장 걷다가

연 날려지듯 하늘 위로 비상하는

새끼 오리 두 마리의 유흥에

두 눈의 피로가 풀린다


한적해진 몸과 마음

산책도 여행 같은

짧은 일탈의 긴 여운 속에

다시 꿈꾸기 위한 일상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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