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줌의 빛을 줍다_그림과 글로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에서 소리가 들렸다.
바라봄, 인식함을 통해 들려오는 영혼의 소리.
그 순간.
노오란 달빛을 향해 모든 생명체는 화답하고 있었다.
사각거리는 나뭇잎도, 찌르거리는 풀벌레들도, 바람소리도, 나의 마음도.
모든 생명체의 소리는 그 순간 달빛의 노래가 되어 땅에 뿌려지고 있었다.
이어령 선생님께서 더하우스콘서트 강연에서 ‘인간은 땅의 공간에 살지만 인간 안에는 하늘의 안식의 공간을 향한 갈망이 살아있기에 예술이 필요하다.’라고 하셨던 말이 기억난다.
예술을 통해 땅에서도 그 공간에 사는 것. 그곳에 사는 방식이 예술이라고.
인간은 신을 신고 문명의 삶을 살 수밖에 없지만 그렇기에 신을 신지 않고 자연 그대로와 동화되는 그 삶에 대한 열망이 동시에 항상 내재되어 있다고.
늘 보는 달인데 그날 밤 저 멀리 조그맣게 떠있는 달의 빛이 내게 비물리적인,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하늘과 땅
낮과 밤
도시와 자연
사랑과 이별
협화와 불협
삶과 죽음
대치되는 것처럼 보이는 두 개의 공존이 일어나는 곳
그곳에서 진짜 숨을 쉬게 해주는 살아있는 공간이 생겨난다.
마음이 원하는 예술의 자리를 돌돌 말아 치우거나 장식품으로 쓰지 말고 삶의 한편에 펴내며 누군가를 초대하는 일들.
경계와 틀을 넘나들어 씨앗을 뿌리는 일들.
보이지 않는 것의 존재하고 있음을 믿으며 인내의 시간을 기쁨으로 기다리는 일들.
달빛의 소리가 마련해 준 그 공간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