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은 고요하고 아늑한 시간이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이른 새벽부터 우당탕탕 거리는 윗집의 소리에 이제 놀라지 않고 분주하게 시작되는 나만의 방학 루틴이 생겼다. 방학이 시작하면서 새벽 4시 전 후로 눈이 떠지면 몸은 이불 안에 웅크리고 있지만 머릿속은 복잡해진다. 바로 아이들 먹일 점심, 저녁 메뉴를 고민해야 하기 때문! 매일 매끼 겹치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을 싸고 싶었다.
방학인데 왜 매일 도시락을 싸느냐 묻는다면 그건 아침 일찍 아이들과 함께 도시락을 들고 매일 도서관으로 가기 때문이다. 이런 방학 루틴의 시작은 끔찍한 층간소음이 끊이질 않으면서도 당당하고 적반하장인 3대 4가족, 네 모녀와의 대치를 버티다 정신적 끈이 끊어졌기 때문인 게 가장 큰 이유다. 더군다나 아이들과 집에서 하루종일 부대끼며 시간을 허투루 보내는 모습도 절대 가만 두고 보지를 못하는 내 성격도 한몫한다. 아직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도, 방학이라는 이유도 늦잠을 자고 일어나 하는 일 없이 오전시간을 오락하거나 빈둥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고 싶지 않았다. 혹여나 유별난 엄마의 마음과 다르게 방학이니까 집에서 쉬고 싶거나 도서관에 매일 가기 싫을 수도 있을까 봐 주기적으로 괜찮은지 물어보면 “학원 숙제도 많고 도서관에서 찾아볼 수 있는 책이 더 많아서 도서관 가서 하는 게 편해요”라는 큰 아들, “매일 가다시피 해서 이제는 도서관이 집 같이 편해서 안 힘들고 괜찮아요.“ 라는 작은 아들. 남들 시선이 무슨 상관이냐 우리 셋이 즐겁고 편하면 되지! 그렇게 우리 셋은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하고 신나게 걸어서 매일 같이 출근 도장 찍듯 방학 동안 하루의 반 이상을 도서관에서 지내고 있다.
새벽에 나만의 루틴을 끝내면 반찬의 조리 시간에 맞춰 도시락 반찬을 준비를 시작한다. 아침 7시 반이 되면 아침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아침 식사를 준비하면서 점심, 저녁 두 끼의 도시락을 같이 준비해야 해서 매우 분주하다. 물론 저녁 도시락은 큰 아이가 학원 끝나는 시간이 늦어 큰 아이 것만 준비하면 되지만 그 김에 저녁 반찬까지 미리 준비하면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와 막내 저녁을 얼른 챙겨줄 수 있기에 편하다. 막내가 더 어릴 때는 방학이라도 늦잠 한 번 자보지 못하고 아침 일찍부터 엄마손에 끌려다니는 거 같아 미안하고 안쓰러웠는데 도서관에 매일 있다 보니 혼자서 가방을 메고 일찍 와서 자리 잡고 공부하는 초등학생, 점심까지 준비해 와서 혼자 숙제하며 점심 먹다 가는 어린아이들까지 엄마 없이도 도서관에 일찍 나와 문제집을 풀거나 책을 읽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은 항상 엄마가 같이 있어주고 식사도 챙겨주기에 덜 미안해해도 되겠다. 어릴 때부터 좋은 습관 만든 거라 생각하자!
<날 것 그대로의 아이들과의 점심 식사모습>
점심 도시락은 두 아이와 내 몫까지 싸다 보면 기본 그릇이 6개는 된다. 밥과 반찬을 각각 따로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가벼운 그릇을 쓰고 싶지만 아이들을 따뜻하게 먹이려면 도서관에 일정 온도가 유지되는 온장고에 넣어둬야 한다. 보온 도시락을 살까 고민도 해봤지만 저녁에 먹일 음식까지 보온이 유지될지도 미지수라 고민이 되었다. 고민 끝에 다이소에서 발견한 유리그릇! 무게는 좀 있었지만 실리콘 뚜껑이 있어 온장고 용으로 딱이다. 가격도 1개에 3000원 정도라 저렴한 편. 3가지 색상이 있어 색상별로 2개씩 6개를 구입했다. 노란색 2개는 막내의 점심용, 연두색 2개는 장남의 점심용, 빨간색 2개는 장남의 저녁용. 하나에는 밥을 가득 담고 다른 하나에는 그날그날 다른 따뜻하고 맛있는 반찬을 바꿔가며 만들어 담아봤다. 처음 도시락은 이렇게 싸가면 애들 식사로 충분할 거라 생각했는데 싸다 보니 뭔가 부족한 듯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야채나 밑반찬을 더 챙겨봐야겠다.
먹기 좋게 썰린 당근 스틱, 살짝 데쳐진 브로콜리, 콩자반이나 메추리알 장조림, 멸치 볶음처럼 한 번 만들면 일주일에 나눠 먹을 수 있는 반찬들은 각각의 통에 잘 담아서 도서관 냉장고에 넣어두고 필요할 때 꺼내서 덜어서 반찬을 주었다. 매일 도서관에 가서 지내다 보니 도서관에서 지내며 도시락을 챙겨 와 넣어두고 먹으면서 하루종일 상주하는 이들이 많았다. 도서관에서도 평일에는 냉장고나 온장고의 음식이나 음료들을 그대로 둔다. 다만 월요일이 휴관일이기에 일요일 저녁에는 정리 및 청소한다고 공지가 붙어있어 우리도 금요일 저녁에는 집에 올 때 가져갔던 물건이나 혹시라도 남은 반찬이 있으면 다시 집으로 가져온다. 누군가에게는 별나고 유난스러운 엄마로 보일 수 있지만 매일 도서관에서 공부와 독서를 하며 지내는 아이들에게 매번 식사를 사 먹이는 일도 만만치 않은 일. 게다가 높아진 외식비도 부담스럽고 집에 있지도 못하는데 엄마가 해주는 밥도 먹이지 못하는 상황이 미안해서 택한 방법이었다. 다행히 아이들은 방학에는 날씨가 너무 더운 여름이거나 너무 추운 겨울이라 굳이 도서관 밖으로 나가지 않고 엄마가 주는 집밥을 맛있게 먹어서 좋단다. 식사 후에는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날이 좀 괜찮을 때는 도서관 바로 옆에 있는 산에 오르기도 하면서 나름의 휴식을 즐기는 방법을 스스로 그때그때 택하는 게 좋다고 한다. 대신 휴식 시간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엄마가 시간을 정해줬지만 이젠 스스로 몇 분 정도 놀고 언제까지 돌아올 것인가를 정하고 갈 곳을 정해 허락을 받고 움직이는 걸 보면 아이들의 성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반찬을 할 때도 엄마랑 같이 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은 메추리알 껍질 까기는 꼭 둘이서 해야 한단다. 시켜보면 반은 까고 반은 입에 들어가는 걸 알지만 아토피로손의 피부가 안 좋은 엄마는 아이들이 즐겁게 도와주는 게 너무 반갑고 고맙다. 볶음 요리를 할 때 주걱을 휘휘 젓는 일, 아직은 계란 껍데기를 까는 건 힘들지만 계란 프라이는 뒤집어보고 싶고 반찬을 만들고 있으면 옆에 와서 조리법을 물어보며 하나씩 맛보는 것도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면 귀엽긴 하지만 귀찮기도 하다. 큰 아이는 제법 썰고 볶고 혼자 간단한 음식은 잘한다.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인지 요리하는 것도 좋아하고 식재료 손질에도 관심이 많다. 가끔 할 일이 많아 바쁘고 너무 정신없는 날은 엄마를 대신해 간단한 요리도 하고 설거지도 도와주니 이런 게 아이들 키운 보람인가 싶기도 하다.
<집에서 만드는 간단한 도시락 반찬들>
처음 도시락을 싸서 도서관에 간 건 큰 아이 초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이었다. 둘째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나면 매일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쉬지 않고 소리를 내는 윗집 손자들의 뜀박질 소리가 견디기 힘들어 큰 아이와 간단한 점심 도시락을 싸서 집에서 멀지 않은 도서관으로 갔다. 아이가 그날 풀어야 할 문제집을 풀고 도서관에 매일 들어오는 어린이 신문을 읽어보고 좋아하는 책을 읽다 보면 어느덧 점심시간. 둘이 손을 잡고 휴게실로 가서 다정히 나눠먹는 도시락이 아이는 너무 좋았나 보다.
“엄마랑 둘이 도서관에 와서 책도 실컷보고 엄마가 싼 도시락을 같이 먹어서 너무 행복해! 방학마다 이렇게 하고 싶어! “ 눈을 반짝이며 이야기했다.
”방학이면 하루종일 놀고도 싶고 다른 친구들처럼 하루종일 집에서 늘어져 있고도 싶을 텐데 이렇게 아침부터 도서관에 데려와서 미안해 “
“동생 일어나면 나도 잠이 안 오고 동생 없이 엄마랑 둘이 있는 게 너무 좋아!” 라며 웃는 고마운 아이. 내친김에 도서관 도서 정리 봉사가 하고 싶다며 갑자기 사서 선생님께 뛰어가서 이야기하더니 난데없이 엉엉 울면서 온다. “엄마 초등학생은 어려서 봉사를 못한대. 나 잘할 수 있는대! 너무 하고 싶었는데!” 아이의 울음을 달래주며 아이를 귀엽게 봐주신 선생님과 마주 보며 웃었다. 그렇게 동네 도서관을 돌아다니며 층간소음을 피하던 우리는 많은 도서관들을 체험하고 다양한 책을 골고루 읽었고 사서 사서선생님들과도 친해져 많은 대화와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도시락을 보관하고 식사할 수 있는 도서관의 휴게실>
주변에서 “도서관에 도시락을 싸서 간다고? 도서관에 먹을 곳이 있긴 해?”라고 반문한다. ‘그럼 당연하지! ’하면서 열람실 옆 휴게실에 대해 열심히 설명해 준다. 그럼 다들 신기해하며 자신들의 집 근처 도서관에도 그런 시설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어떻게 보관하고 먹는지 궁금해하는 지인들에게 사진으로 설명해 주려고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자말자 사진부터 찍어봤다. 도서관에서 밥을 먹는 ‘휴게공간’. 창이 있는 벽 쪽에 앉아 혼자 먹을 수도 있고 큰 테이블에 앉아 여러 명이 모여 먹을 수도 있다. 밥을 먹는 곳이라 되어있지만 굳이 여기서 문제집을 모여 푸는 초등학생들도 있고 벽 쪽 테이블은 충전선이 있어 노트북을 꽂아두고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다. 식사 시간이 되면 도서관 이용과 상관없이 동네 아줌마끼리 도시락을 싸와서 나눠먹는 진풍경을 보기도 하고 도서관과 바로 맞닿아있는 산에서 내려와 싸 온 음식이나 음료를 먹고 가는 어르신들도 종종 보곤 한다.
휴게실 한쪽 구석에는 커다란 냉장고가 2개나 있는데 크고 넓다 보니 빈칸을 찾아 본인의 음식을 넣어두고 먹는다. 식사도 간식도 음료도 넣어두는데 가끔 먹다가 넣어두고 가는 사람도 있었다. 냉장고 옆의 온장고는 2개가 위아래로 나란히 쌓여있는데 따뜻한 밥이나 반찬 도시락 등을 빈 공간에 넣어두면 저녁까지도 음식들이 따뜻하게 유지된다. 정수기를 지나 반대편에는 벽에 선반이 붙어있는데 도시락을 담아 온 가방이나 온장고, 냉장고를 이용하지 않는 실외보관용 반찬이라 물건들을 편하게 올려두고 사용할 수 있다. 아래쪽에는 일반 쓰레기와 음식물 쓰레기를 구분해서 버릴 수도 있고 휴지까지 준비되어 있으니 완벽하지 아니한가! 아침 일찍 도서관에 도착해 공간 여유가 있는 온장고 안에 아이들의 점심저녁 도시락을 넣어두면 마음이 따뜻하고 꽉 찬 느낌이 든다.
<친정에서 매주 공수해주시는 야채와 밑반찬, 구운 계란>
천연 조미료를 사용하시고 건강한 먹거리를 좋아하시는 친정엄마는 인스턴트나 밀키트 등을 사용해 아이들 식사를 준다고 하면 많이 못마땅해하신다. 소중한 손주들 식사를 그렇게 먹이는 게 매우 마음에 안 드신다고. 그래서 동네 마트에서 야채가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종류별로 사다 두었다가 일주일에 한 번씩 부르셔서 아이들 먹이라며 싸주신다.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오이, 버섯, 파프리카, 고추 토마토 등 종류가 다양하다. 가기에 우리가 다녀가기 전날이면 매주 메뉴를 바꿔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콩나물, 시금치, 고사리, 콩자반, 장조림, 멸치볶음 등 다양한 밑반찬을 두세 가지씩 해서 싸주신다. 마지막 화룡정점은 바로 오쿠에 구워낸 구운 계란! 아이들 간식으로 식사를 건너뛰는 딸에게 먹으라며 매주 계란을 사다 구운 계란을 만들어 주신다. 엄마가 몸도 안 좋으시고 본인 끼니도 자꾸 거르시면서 그저 손주들 하나라도 더먹이고 싶어 이렇게 바리바리 싸주시면 미안함에 ”엄마 이제 이런 거 그만해 내가 할 수 있고 사다 먹어도 되는데 왜 이렇게 매번 고생을 사서 하는 거야! “하면 ”그런 말하지 마! 내가 이걸 몇 년이나 더 하겠냐. 아이들 클 때 좋은 거 많이 잘 먹여야 해. 엄마가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은 것도 엄마 마음이니까 다른 소리 말고 가져가서 애들 잘 먹여서 잘 키워! “ 평생 선생님하시느라 굽 있는 구두에 하루종일 서서 분필로 칠판에 판서하며 아이들을 가르치던 시절의 엄마는 하지정맥류와 결핵까지 앓았을 정도로 몸이 자주 아프셨다. 병원을 다니고 아버지 식사 챙기는 것도 힘드실 텐데 손주들 챙기시느라 매번 신경 쓰시는 엄마께 감사하며 아침마다 아이들 도시락과 간식을 힘내서 싸본다.
<일주일에 두번 아이의 저녁 도시락>
중학교 입학을 앞둔 큰아이는 먹는 데 욕심이 많다. 학교 생활에도 선생님과 상담 때 첫 이야기가 아이가 먹는 급식의 양에 대한 담임 선생님의 걱정이었다. 친구들도 아이에게 하는 말 중 가장 많았던 게 먹는 것에 관한 것이었다.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수학학원에서는 방학맞이 특강수업을 한다고 정규수업시간을 늘렸다. 아이가 방학 두 달만이라도 듣고 싶다는 특강 수업까지 신청하니 일주일에 2번 2시부터 10시까지 이어지는 수업시간. 문제는 아이 저녁 식사였다. 선생님께서 50분 정도 저녁시간을 주고 식사 장소도 제공할 테니 도시락과 간식을 보내달라는 말에 저녁 도시락을 싸서 보내야 했다. 아이와 의논해서 가벼운 도시락과 가방을 준비해 저녁으로 먹을 식사와 간식을 담아주었다. 매번 점심 도시락과 다른 반찬 매번 지난번과 다른 도시락을 싸기 위해 무던히도 고민했던 시간들이었다.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는 직접 만든 엄마표 건강 반찬을 먹이고 싶고 냉동식품이나 밀키트를 이용하지 않는 게 좋겠으나 매일 삼시 세끼에 간식까지 매일 다른 종류로 바꿔서 먹여야 하는데 요리에 소질이 없고 레시피도 엉성히 따라 하고 먹는 것만 좋아하는 엄마는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나마 친정 엄마의 도움으로 반찬가게 이용은 없지만 냉동 돈가스나 햄 같은 반찬을 가끔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밖에서 매번 외식하는 게 아니라 야채와 나물들, 과일을 적절히 잘 조절하여 먹이는 걸로 스스로 반찬에 대해 위안을 삼아 본다. 작은 아이가 조금은 편식이 있지만 엄마가 옆에서 차근차근 이야기하면 아주 안 먹는 거 빼고는 어느 정도는 잘 먹어주니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방학에 늦잠도 못 자고 도서관에 종일 앉아 생활하는 아이들이지만 두 달 만에 키를 보니 좀 자라 있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을 주렁주렁 싸서 담고 저녁이면 집에 돌아와 수많은 그릇들을 씻고 말리는 일련의 작업들이 고되기는 하지만 아이들 성장 영양에는 도움이 조금이라도 되었기를 바라본다.
<세끼를 한번에 다 만들고 도시락을 싼 모습>
새벽마다 아침 식사로 먹일 국을 끓이며 점심 저녁 도시락 반찬을 준비하다 보면 새벽 시간이 훌쩍 간다. 이렇게 준비해 놓으면 큰 아이는 저녁에 시작하는 학원시간에 맞춰 도서관에서 숙제와 공부를 마치고 따뜻한 엄마표 저녁 도시락을 먹은 뒤 천천히 근처에 있는 학원으로 걸어서 간다. 집에 있으면 침대로 올라가 눕고 싶고, 형 동생 서로 자꾸 소리 높여 싸우게 되고, 그러다 엄마한테 혼나는 일이 반복인데 도서관에 오니 떨어져 각자 할 일 하고 소리도 크게 내면 안되니까 싸울 일 도 없고 집에 없는 책까지 실컷 볼 수 있어 아주 좋다고 말하는 아이들. 사실이 아니더라도 엄마에 대한 위로라 해도 믿고 싶은 말이다.
코로나가 전 세계를 장악했을 때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가 우리 가족에게는 도서관 이용이 힘들었던 것이다. 도서관에서 밥을 먹는 건 상상도 하지 못했고 도서관에 들어와 책을 읽는 일조차 힘들었던 그때를 상상하면 지금 얼마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는 건가. 지루하다고 힘들다는 말이 쏙 들어간다. 도서관에 10시간도 끄덕 없이 지낼 수 있고 다양한 책을 읽고 나름의 휴식을 취하고 도시락과 간식을 먹으며 방학을 보내는 아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
이제 다음 주면 개학이다! 방학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이 엄마보다 더 학교 가기를 원하고 있다. 학교 급식을 먹으면서 친구들과 놀고 싶다고 노래를 한다. 두 달간의 도시락 도서관 도돌이표에 마침표를 찍을 시간이 다가온다. 방학에도 학교 가는 것처럼 일찍 일어나 눈 뜨자마자 아침을 입에 밀어 넣고 엄마를 따라 9시도 되기 전에 도서관에 도착해 하루를 준비하고 학원에 가는 시간 외에는 도서관에서 학원 숙제도 하고 만화책도 보고 좋아하는 분야 책을 찾아 읽으며 항상 즐겁게 생활해 준 아이들에게 너무 고맙다. 이런 추억들이 아이들 미래에 도움이 되길 바라며 도시락 싸는 일도, 도서관 루틴생활도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