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tech in DAYLI!] 데일리의 핀테크 이야기
핀테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핀테크를 마치 간편결제나 간편송금, P2P금융 서비스 정도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설적으로 핀테크가 무엇이냐 물으면 한번에 대답하기가 쉽지도 않죠. 산업의 초기인데다, 각 기관이나 기업에서 설명하는 정보들이 서로 다르고, 조금만 깊게 따지고 들어가면 논리에 어긋나는 부분도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금융산업은 국내 GDP의 6%(IT관련 산업 미포함), 시가총액 중 13%를 차지하고 있는 산업입니다. 국내 총 이익이 1년에 120-130조의 규모일 때 은행, 보험, 증권 등의 분야에서 약 15조 정도의 이익을 만들어 내고 있는 셈입니다. 이런 거대한 금융산업의 패러다임 자체가 핀테크로 인해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양상을 살펴보기에 앞서 핀테크가 등장하게 된 배경부터 이해해 보겠습니다. 핀테크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로 인해 등장한 것이 아닙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본질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모바일 등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고객이 금융을 사용하는 방식이 변화하게 된 것입니다. 과거 고객이 이체나 출금을 위해 은행 지점을 방문했을 때, 은행원은 ‘고객님, 이런 카드 어떠세요, 이런 펀드 어떠세요’ 하고 말을 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고객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그저 모바일 앱을 열고 계좌를 조회하거나 이체를 한 뒤 앱을 닫고 나갑니다. 즉 고객접점이 변화함에 따라 대면영업의 기회 자체가 줄어 들었고, 여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비대면과 관련된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커지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스마트 디바이스의 출현으로 인해 우리 일상의 소비행동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재화든 관계없이 내가 선택할수 있는 모든 것을 펼쳐 두고 비교해 보면서 나에게 좋은 것을 선택하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죠. 금융 외 모든 일상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다면, 금융 역시 이 흐름을 따르게 될 것입니다. 과거 금융이, 공급자와 금융당국이 협력해 일정한 판을 만들어 두고 소비자는 그 안에서 움직이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이 판이 완전히 뒤틀리고 있는 것입니다.
핀테크는 기존 금융기관 외 인에이블러(Enabler), 디스럽터(Disruptor), 플랫폼(Platform)의 영역으로 확산되며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중 새로운 세 플레이어는 모두 고객에게 보다 나은 금융을 제공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등장했습니다. 다만 누군가는 금융기관을 통하고, 누군가는 기존 플레이어와 경쟁하고, 누군가는 없었던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등 그 방식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인에이블러(Enabler)는 혁신적인 기술력을 금융기관에 제공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거나 금융사의 업무 효율성을 높입니다. 삼성SDS나 LG CNS, SK C&C와 같이 B2B 형식인데, SI 개발이나 보안 등이 과거의 주 분야였다면 이제는 블록체인이나 인공지능, 스크래핑, 생체인증, 자연어처리, 비대면, 머신러닝 등으로 그 분야가 세분화되고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유전자분석이나 사물인터넷까지도 보험과 연계되어 개별 기술회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를 시장에서는 인에이블러(Enabler) 또는 파이낸셜 테크놀로지(Financial Technology)라고 부릅니다.
디스럽터(Disruptor)는 저비용/고효율 혁신 서비스를 통해 기존 금융기관을 일부 대체하겠다는 플레이어입니다. 표현하자면 ‘지금 금융기관이 하고 있는 것 못마땅하니 내가 직접 그 비효율을 개선해 한번 싸워보겠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략으로 은행 분야에서는 P2P금융, 송금, 환전 관련 플레이어, 증권 분야에서는 무료주식거래나 크라우드펀딩 관련 플레이어, 보험 분야에서눈 P2P보험과 LDI(Liability Driven Investment, 보험부채의 특성을 고려해 투자전략을 수립)관련 플레이어, 자산운용 분야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등장했습니다. 신용카드 분야 역시 간편결제 등의 많은 플레이어가 등장하고 있죠.
즉, 직접적인 경쟁을 통해 기존 금융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디스럽터는 기존 금융사가 라이선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오퍼레이팅 업무, 이를 테면 이체나 송금, 투자중개와 같은 서비스를 동일한(또는 비슷한) 라이선스를 통해 직접 제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플랫폼(Platform) 플레이어는 앞의 디스럽터와는 조금 다르게 접근합니다. 직접 경쟁하는 것보다 빈틈을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판단한 것이죠. 이들이 목표한 영역은 고객접점에 있는 금융상품 유통 및 판매채널입니다.
금융사들은 많은 금융상품을 만들어 내고 있고, 이를 고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무척 비싼 비용을 치르고 있습니다. 금융산업이 연간 15조를 벌어 들일 때 이 판매비용으로만 12조를 쓰고 있습니다. 이 12조는 40만 명의 보험설계사와 GA, 또는 신용카드 판매사, 대출모집인에게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그런데 이들은 하이마트처럼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아니라 본인에게 유리한 상품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가 아닌 겁니다.
이 영역을 타겟한 플랫폼 플레이어는 고객의 접점에서 조회나 송금, 소비분석 등 유용한 특정 기능을 우선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도를 제고합니다. 이후 소비자에게 이득이 되는 상품을 판매하거나 자문하는 영역으로 확장해 나갑니다. 금융의 하이마트나 코스트코가 되어 다양한 상품을 비교해주고 향후 웰스매니지먼트의 영역으로 뻗어 나가는 것이 이들의 방향인 셈입니다. 결국 이들은 고객접점과 신뢰를 확보한 이후 수익모델을 붙이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커머스와 같이 고객접점이 많은 비금융사와 결합하거나 자체 비즈니스 모델을 확대해나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네오 뱅크(Neo Bank) 또는 챌린저 뱅크(Challenger Bank)도 많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금융 플랫폼을 고객에게 직접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금융사 서비스의 프론트에 자신의 서비스를 심는 형태입니다. 특정 금융기관과 협업해 고객접점을 함께 가져가는 방법으로, 한편으로는 리스크를 낮춘 금융서비스라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데일리가 네오 뱅크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고객은 ‘데일리뱅크’로 들어오되 백단의 오퍼레이팅 업무는 모두 특정 금융기관이 담당하는 겁니다. 이는 최근 국내에 등장한 인터넷전문은행과 크게 다를 점이 없을 뿐더러 훨씬 유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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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금융에서 일하는 보통 사람입니다. 핀테크가 바꾸게 될 우리 일상에 대해 호기심이 많습니다.
데일리금융그룹은 2015년 2월에 설립된 종합 핀테크 기업입니다. 인공지능, 블록체인, 로보어드바이저, 암호화폐 등 금융혁신에 필요한 서비스 및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고객의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금융을 전 세계에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