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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May 30. 2018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 5월 모임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 줘서 고마워"

비가 내리는 저녁, 샘스토리 사옥 5층에서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 5월 모임이 있었어요. 
온라인으로도 '감정과 공감'에 대한 연구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이 보드를 따라오시면... 

짠, 5층에 저희 모임 장소가 있습니다. 

다정하신 우리 소피님이 여러분을 따뜻하게 맞아주셔요.
비오는 날 삼성역에 내려서 찾아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지요?

이번달에 특히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을 가슴으로 읽고 와주신 독자님이 계셔서
너무나 마음이 따뜻하고 반가웠어요.

서울과 경기도 각지의 교사분들, 연극 강사님,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부터 유치원을 운영하시는 원장님까지...
함께해주신 한 분 한 분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5월 '감정과 공감'에서는 어떤 논의들이 오고 갔을까요?

이번달의 주제 '감정과 공감'을 발제해주신 분은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 운영진 쌤크라테스님 입니다.

아이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서 
하브루타로 질문하며 일상의 문제를 철학적으로 사유하는 법을 연구하는 분이에요.
저희 연구회 총무를 맡아서 탄탄한 운영을 도와주고 계시답니다. 열정과 깊이를 겸비한 능력자이셔요. 

쌤크라테스님이 감정과 공감을 주제로 선택한 이유는,
우리가 오래도록 기억하는 순간은 지식의 전달이나 설득의 순간이 아닌
감정을 경험하는 순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나는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를 느낍니다.
지금 이 순간 실타래처럼 묶여있는 나의 현재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표현할 때,
우리는 '속인 나'가 아닌 '진짜 나'와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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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나다. 나와 분리할 수 없이 현존하는 나 자체다.
▶감정은 내가 아니다. 날씨처럼 지나가는 것이며 관조하거나 나와 분리할  수 있다. 


두 가지 입장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논의가 오갔는데,
'감정을 알아차리고 이름을 붙여줄 때 우리는 그것을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는 것에는 양쪽 의견 모두 공감하였습니다.

내 감정을 알아차리고 챙기는 방법으로, 쌤크라테스님은 'mindfulness'(마음챙김)을 추천합니다. 
현재 내 앞에 존재하는 감정을 있는 그대롤 느끼며 알아차리고,
잠시 멈추어서 음미하는 것을 'mindfulness(마음챙김)'이라고 합니다. 

쌤크라테스님은 자신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도
일정에 쫓기고 마음이 분주해 질 때가 있다고 말하면서,
그럴 때는 하던 일을 멈추고 가만히 앉아서, 현재의 호흡에 집중한다고 해요.
그러면 그제껏 제대로 보이지 않던 나의 감정이 찬찬히 보이기 시작하지요.
그렇게 나를 들여다보았던 시간은,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긴 시간으로 기억된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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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공감'입니다.
공감은 나와 너를 연결하여 '우리'가 되게하는 매개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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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Brene Brown 박사의 <Sympathy VS Empathy> 강연 내용을 추천합니다.
이번달의 연구 논의 중에서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입니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과 만나면서 
그동안 제가 진심으로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기 때문에요. 

여러분에게도 소개해드려요.

                                                                                                                          

https://www.youtube.com/watch?v=W9YSNpkPJI4                     

                            
공감이란 무엇이며, 공감과 연민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공감은 연대를 형성합니다. 반면, 연민을 단절을 심화시키죠.

누군가 깊은 구덩이에 빠져, 저 아래서부터 이렇게 소리쳐요.
"나 정말 꼼짝도 못하겠어. 여기 정말 깜깜해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어."
그럴 때, "거기 누구 있어요?" 하면서, 구덩이 아래로 내려가는 건 공감입니다.
"나도 이 아래에 있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아. 그리고 넌 여기서 혼자가 아니야."

반면, 연민은 구덩이 위에서 고개만 내밀고 이렇게 말하죠.
"와... 여기 정말 끔찍하다.. 그렇지?"
"음 내 샌드위치 줄게. 먹을래?"

공감은 일종의 선택이에요. 
공감을 할 때에 절대 하지 않아야 하는 말은 
"그래도 너는 최소한- 하지는 않잖아?"입니다. 

사실, 그런 말은 우리가 흔히 일상 생활에서 사용합니다.
누군가가 정말 고통스런 삶의 이야기를 나눠 주었을 때,
우리는 가끔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고 위로해 하곤 하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요.

예를 들어서, 누군가 유산을 했다고 말하면,
"어, 적어도 불임은 아닌 거잖아?"
또는 결혼 생활이 파국 직전이라는 말을 듣고,
"그래도 결혼을 한 게 어디야?" 
라고 대답하는 것이요.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 '감정과 공감' 관련 추천 그림책-내 얘길 들어주세요

                                                        

만일 누군가 여러분께 정말 어려운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았다면,
공감을 위해서는 차라리 이렇게 말하세요.

"무슨 말을 해 주어야 할 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 줘서 고마워."

우리는 종종 정말 어려운 대화를 할 때,
말 몇 마디로 상황을 좀 낫게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 말 몇 마디로 상황이 나아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상황을 진척시키고, 좋게 만드는 것은 
상대방에게 반응하는 것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연결되는 것뿐입니다.         
                                         


저는 이 영상 여러번 보면서 눈물 많이 흘렸어요.
그만큼 갈급했던 순간이 많았기 때문에요.
제게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는 아이들에게 
무슨 말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지 몰라서 애태우던 시간들이 있었거든요.
어떤 말을 하고 무엇을 해주어야 할 지 이제는 조금 더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공감이 모이고 방향성을 가지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된다고 생각해요.
나는 무엇에 공감하며 무엇에 공감하지 못하는가,
생각해 보았던 시간입니다.


그리고 가장 즐거운 시간,
연구회에 함께해주시는 분들과 소통하는 시간이에요.
오늘도 정말 다양한 시각과 사람과 책을 만났습니다. 

이번달은 손으로 표현하는 창작 대신, 질문과 토론의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어찌나 좋은 질문들이 많았던지요.

-과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
-감정을 항상 표현하는 것이 옳을까?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
-공감과 위로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은?
-감정과 화를 푸는 나만의 방법은?
-감정을 남에게 흘려보내는 것은 감정의 쓰레기통에 배설하는 것이 아닐까?
-감정을 절제할 수 없을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내 감정을 객관화하여 바라보는 것과 감정에 푹 젖어드는 것을 적절히 하려면?

감정에 대한 발표를 들으면서 '공감'의 함박웃음으로 공간 가득히 따뜻했던 시간입니다.

제가 오늘 모임의 시작을 이렇게 열었습니다.
"저희 연구회는 매달 정말 뜨겁게 준비합니다. 그런데 이번달은 어느때보다 더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샘크라테스님의 열정과 섬세함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오늘 너무나 좋은 발제 해주신 쌤크라테스님, 앞으로도 늘 응원해주세요.

쌤크라테스의 생각수업
https://hansami87.blog.me    

이렇게 5월이 갔습니다.
곧 6월이 녹음의 절정에 달하겠지요.
가득 출렁이는 에너지로 이번달 열심히 읽고 쓰고 연구하면서 살다가,
우리 또 만나요.      

6월 연구모임 날짜 다이어리 일정표에 적어놓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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