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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Jul 26. 2016

[독서교육] 독자로 시작하여 작가로 성장하기

'빨간바구니'의 굴레에 대한 고찰로부터

[독서교육] 독자로 시작하여 작가로 성장하기

'빨간바구니'의 굴레에 대한 고찰로부터


창의·융합 역량을 강조하는 현 교육현장에서 더 이상 교육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것에 머무를 수 없으며 학생들이 스스로의 질문을 토대로 탐구하고 표현하는 자기주도적인 교육방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독서교육에 있어 학생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책을 감상하고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오늘날은 1인 미디어 시대로 온라인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글과 이미지를 활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다. 아이들은 더 이상 문화의 수동적인 소비자로만 머물러있지 않는다. 바야흐로

‘어떻게 수용하고 이해할 것인가’
하는 문해력 교육과 더불어 능동적인 생산자로서

‘어떻게 창작할 것인가’

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1. '빨간바구니'의 굴레에 대한 고찰

요즘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입학하면서부터 졸업할 때까지 서랍 속에 '빨간 바구니'를 필연적으로 소유하게 된다.


아이들은 교실의 일상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존재하는 빨간 바구니 안에서 언제든 색연필과 사인펜을 꺼내어 A4용지에 그림을 그린다. 그리하여 우리가 이른바 ‘초등학생스럽다’라고 하는 그림들을 떠올려보면 대부분 이 색연필과 사인펜으로 A4용지에 그린 그림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교실에서 아이들 서랍 속에 늘 존재하는 빨간 바구니

빨간 바구니의 굴레에 대한 고찰,

이 빨간 바구니(로 상징되는 것들)에서 벗어나보자! 는 다짐으로 아이들과 작품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의 변화를 실감해본 경험이 있다.    


 2학년 어린이의 명화 오마주 작품.

작품1) 뭉크 + 고흐 명화오마주 작품 (A4에 색연필)


작품2) 뭉크 + 고흐 명화오마주 작품(캔버스에 아크릴)


처음으로 종이가 아닌 캔버스를 마주한 아이는 새하얗게 펼쳐진 새로운 바탕에 차마 연필선을 긋지 못하여 어쩔 줄을 몰라 안절부절 하지만, 저마다의 탐색과 적응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곧 언제 그랬냐는 듯 신나게 자신 안의 것을 펼쳐낸다.


아이들의 꿈틀대는 상상력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그것을 펼쳐 내놓을 수 있는 바탕이 넓으면 넓을수록, 더욱 크고 아름답게 부풀어 오른다.


완성된 작품에 자신의 사인으로 마지막 방점을 찍을 때까지, 아이들은 자신 스스로가 소위 미술가’가 되어 '작품'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며 흥분하였고 자신의 결과물을 '작품'으로서 뿌듯해하며 자부심을 가졌다.  

   

아이들은 우리가 이 대단한 ‘캔버스’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A4용지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 비해 엄청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어디 이 캔버스가 그리 ‘대단한’ 것이었던가.)


'대단한' 것이 있었다면 아이들 스스로 '작가'가 되어 주체적으로 작품을 하고 있다는 그 흥분과 자부심을 느껴본 경험, 오직 그 자체일 것이다.




2. 독자로 시작하여 작가로 성장하기

아이들은 독자로서 책을 읽는다. 작품은 나와 동떨어진 대단한 존재인 '미술가'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을 쓰는 것 역시 나와 동떨어진 대단한 존재인 '작가'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아이들이 스스로 이른바 ‘작가’가 되는 경험을 가져본다면, 이것이 책을 대하는 아이들의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아이들은 책을 ‘남의 것’이라고 생각하며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에서 나아가 주체성을 가지고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입장에서 책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나는 이 패러다임의 변화가 아이들에게 있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책을 쓸 때 표현했던 것 처럼, 이 작가는 이런 말을 하고 싶어서 이 표현을 사용한 것이로구나.’

‘내가 만일 이 책을 쓴다면 새로운 방향으로 써 봤을 텐데.’


이렇게 책을 '읽는' 위치에서 나아가 '쓰는 이의 시각으로 사고할 때 아이들은 비로소 '주체'로서 작품을 바라보는 눈이 생긴다. 

쓰는이의 시각으로 “이 작가는 왜 이런 표현 방식을 사용했을까?” 또는 “이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무슨 말을 전하고 싶은 걸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과정은 능동적인 독서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능동적인 읽기 과정을 통해 독자의 내면에는 스스로 표현하고 싶은 것들, 즉 ‘하고 싶은 말’이 생기는데 이를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낼 때 학생들은 필자(작가)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독자’로 시작하여 자기주도적인 탐구과정을 통해 이렇게 ‘작가’로 성장해 가는 것이다.


판권지 -여우의꿈(2016), 정근우
머리말 -여우의꿈(2016), 정근우
작가의 말 -여우의꿈(2016), 정근우
이현아 선생님 추천의 말 -여우의꿈(2016), 정근우
출판등록번호(ISBN) -여우의꿈(2016), 정근우
eBOOK 수록 홈페이지 소개 -여우의꿈(2016), 정근우
판권지 -반짝반짝 버블버블(2016), 이서영
작가의 말 -반짝반짝 버블버블(2016), 이서영
이현아 선생님 추천의 말 -반짝반짝 버블버블(2016), 이서영
출판등록번호(ISBN) -반짝반짝 버블버블(2016), 이서영
eBOOK 수록 홈페이지 소개 -반짝반짝 버블버블(2016), 이서영

* 글을 쓴 이현아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담백한 시, 두툼한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거친 나이프그림. 이 두가지를 사랑하며 살게 된 것을 이십대에 만난 행복 중 큰 것으로 여깁니다.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ok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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