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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Jul 13. 2017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책을 선물하는 일

[Who we are] 우리가 누구냐면 말이야,

지난 겨울, 발리의 고아원 페르마타 하티 아이들과 함께 그렸던 '우붓스러운' 색감의 그림들 기억하시나요?
올 여름, 그 싱그러운 그림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다시 우붓으로 보내주고자 합니다.
책 제목은 "Who we are" (우리가 누구냐면 말이지) 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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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자문합니다.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은 과연 무엇인가?
가장 밑바닥에서 굳은 심지처럼 나를 지탱해 주는 것, 살아갈 힘이 되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아는 것

저는 바로 이것이,
스스로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는
첫 시작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림책 <Who we are>은 지난 겨울 페르마타 하티에서 진행했던 그림책 창작 수업의 결과물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한국에서 교실 수업을 통해 창작한 그림책 13권을 번역하여 우붓의 아이들과 만났습니다.
책을 선물하였지만 그보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경험 그 자체를 더욱 선물하고 싶었어요.
 
이 그림책 창작 수업의 과정을 통해 페르마타 하티에게 전하고자 했던 궁극은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는 것,
그리고 누구나 한 권의 가치로 눈부시게 빛을 발할 수 있게 하는 것.
저는 이것이 아이들에게 살아갈 힘과 내적 필연성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힙니다.
무엇이 될지, 또 어떻게 살아야 될지를 말하는 것은 그 다음이겠지요.








제가 만난 페르마타 하티는 빗방울에 깨어나는 초록 잎사귀와 같았습니다.
피천득 시인이 <오월>에서 노래했던 것처럼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듯 청신했던 얼굴들.

자신을 향해 활짝 열어젖힌 마음의 창을 만났을 때, 아이들은 가진 에너지를 유감없이 발산하였어요.
그리고 마치 누군가 물어보아 주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껏 유쾌하게 쏟아내었지요.
아이들은 그 어떤 책보다도 온전히 ‘나 자신’에 대해 묻는 여섯 페이지의 빈 종이를 더욱 즐거워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르치고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건드려 묻고 들어주는’

한 방울의 물 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Who we are>에 포함된 그림 중 몇 컷을 엽서로 제작했습니다.
아이들의 그림책에 조금씩 마음을 모아주시는 분들께 보내드리고 싶어서
작고 예쁜 엽서에 사랑을 담았습니다.

발런 트래블링으로 공유된 나눔의 기쁨이 저에게로 흘러와서 새로운 의미를 만들었고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이 책 <Who we are>을 탄생하게 했습니다.
이 엽서를 통해 누군가의 가슴 속에 또 하나의 의미가 만들어져
또 다른 선한 일로 이어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자신을 담은 이 한 권의 책이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느끼게하여

날개달린 어깨죽지를 스스로 쭈욱- 펼칠수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고아원을 찾아오는 이들과

페르마타 하티에 대해 궁금해하는 이들에게
우리가 누구냐면 말이지, 하고

아이들을 소개할 수 있는 책 한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후원해주신 분들에게 보내드리고 남은 엽서는
아이들이 하는 음악 공연에서 후원의 도구로 쓰일 수 있도록하면 좋겠습니다.

****나아가 이 그림책을 매개로 우붓과 서울의 어린이작가들이 언어와 나이, 공간을 뛰어넘어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나누고 꿈이 흘러갈 수 있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Who we are>은 이 분들의 도움으로 만들어졌습니다.
# 아유 원장님에게서  커다란 아름드리나무와 같은 온유함과 강인함을 느꼈습니다.  “나에게 페르마타 하티란, 마마 아유이다.” 아이들의 진심어린 대답을 들으면서 좋은 리더의 모습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였어요.

 # 오소희 작가님과 JB는 그 녹음에서 아이들과 기적을 만들어냅니다.
그 꾸준한 사랑과 연대, 그리고 선한 영향력. 함께한 그 모든 순간이 경이로웠습니다.

# 한아름 편집자님과 김리영 디자이너님께서 전심으로 도와주신 덕분에 이 일이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재능기부로 탁월하신 능력과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사랑을 듬뿍 나누어주셨습니다.








멋진 청년 중빈이 다음과 같은 글로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꿈이 담긴 이 작은 책을 응원해주세요. 떨리는 마음으로... 공유합니다.

http://blog.naver.com/heavyocean/221050197722











* 글을 쓴 이현아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담백한 시, 두툼한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거친 나이프그림. 이 두가지를 사랑하며 살게 된 것을 삶의 여정에서 만난 행복 중 큰 것으로 여깁니다.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ok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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