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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Jul 27. 2017

[동부교육지원청] 교과연계 융합수업 페스티벌

우리, 함께, 그리고 성장


                                                                         


동부교육지원청에서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진행했던
교과연계 융합수업 페스티벌.
이 강의가 올해 상반기 내게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일이었던 것은
사랑하는 동료 선생님들과 팀워크로 협력해서 진행했던 첫 수업이었기 때문.

더운 날 달려와 한마음으로 도와준 대학 동기이자 사랑하는 친구 소라와 한샘에게
코끼리만한 사랑과 고마움의 키스를 보낸다.
돌아보면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었다.
매일 동고동락했던 2008년, 입원, 또 결혼...
교사로서, 또 이십대와 삼십대의 '나'로서
정체성과 결을 더듬어 찾던 우리의 지난한 성장기,
교실에서 첫 그림책을 완성하고서 품에 안고 만나 선물하며
감격했던 그 날의 그 순간,
그 숱한 고민의 여정들...
그 여정마다 내 일처럼 곁에서 함께해주어서 너무나 따뜻하고 든든했다.



이 수업이 사랑하는 두 친구에게도 성장의 계기와 하나의 의미있는 시간이 되길 바랐기 때문에
나는 두 친구를 선생님들 앞에 세워주고 싶었다.
그래서 [교실 속 그림책]을 가지고 미리 아이들과 수업을 해보기를 권했다.

우리는 함께 사전 회의를 거치면서,
나와 아이들이 함께 창작한 [교실 속 그림책]을
두 학교의 아이들과 함께 읽고, 또 창작하는 과정을 먼저 거쳐보기로 했다.
그 경험과 과정을 선생님들께 보여드리는 것이 분명
살아있는 수업의 적용 사례로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체험 부스를 운영하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평소 강의때만큼 시간이 길지 않았지만
먼저 내가 국어와 미술 교과연계 융합 수업으로서 그림책 창작의 수업 방안과
FGI를 통한 수업 과정의 개발과 실행,
그 과정에서 발견한 교육적 의미와 재구성 방안에 대해서
전반적인 강의를 했다.
그리고 나서
[교실 속 그림책 1] 여우의 꿈 을
1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고 감상한 수업 과정과 결과에 대해서
 선생님들께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졌다.
1학년 아이들의 기발하고도 투박하고 발랄한 그림에
나또한 함박웃음이 된 얼굴로 이 사랑스러운 작품들을 감상했다.
 

V자로 깊게 골자기가 패인 산을 그려준 친구거 있는가 하면

산 꼭대기와 지붕에 올라가 있는 여우를 그려준 친구

빨간색과 검정색을 써서 산과 비행기를 그려준 친구

그리고 매일 마시는 우유팩에서 산을 연상해준 친구도 있었다.
친구가 쓴 그림책을 가지고 감상활동을 하면서
의미를 재구성했을 때 얻었던 실제적인 수업 과정과
그 시사점에 대해서 선생님들께 보여드릴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세번째로는
교실에서 실제로 그림책 창작을 실행해본 경험을 소개해 드렸다.
[교실 속 그림책 2] 반짝반짝 버블버블 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한 권의 그림책으로 창작해준 3학년 어린이작가의 사례였다.

이날의 강의를 위해 우리가 협업하여 열심히 완성했던 그림책이 바로
[교실 속 그림책 70] 비눗방울의 모험 이다.
두 명의 교사가 협업으로 작업했던 첫 그림책이기에
[교실 속 그림책] 조금 특별한 70번째 창작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라는 글로 홈페이지에도 소개한 바 있다.

창작의 과정에서 협력했던 그 모든 순간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특히나 그림책 창작의 과정에서
아이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함께 나누고 지켜볼 수 있었다는 점이
우리를 고무시켰다.
이 책을 쓴 어린이작가는 자신이 친구들에게 거절당했던 순간들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그런 그녀가 자신만의 친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책은
투박한 그 손맛과 글씨체, 말주머니에 표현해준 대화 내용 디테일 하나하나
그  자체가 내게 가슴 찡한 감동을 주었다.

어린이작가는 이 그림책 창작 수업을 하면서
지도교사와 긴 오후의 시간을 함께했고 그야말로 찐-하게 교감했다고 한다.
이 책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지도교사는 아이가 표현한 것에 대해
(소낙비를 부어주는 것과 같은)
집중적인 관심과 칭찬, 그리고 사랑을 쏟아주게 되었다고 말한다.
친구들에게 이 그림책을 소개하고 나누면서
어린이작가는 학급에서 눈에띄게 밝아진 모습을 보였고
확장된 교우 관계를 보였다.


수업을 마무리 하는 저녁 자리에서 우리는
이와같이 지도교사가 한 아이의 표현을 눈여겨보고 품었을 때
아이가 보여준 변화와 성장,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함께 한 이 모든 과정을 아울러
가장 귀하고 값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렇게 함께했던 1부가 끝나고,
2부에는 선생님들께서 직접 참여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Mission1
한 장면의 은유 표현하기
# 쏟 아 지 다
" 내 마음에는 000할 때 000가 쏟아진다."

아이들과 함께 창작한 [교실 속 그림책] 쏟아지다 를 보여드리면서
선생님들의 마음에 쏟아지는 것들에 귀를 기울였다.


교사로서의 고충을 적어주신 선생님들,


또 아이들에게서 발견한 행복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아주신 선생님들.
"내가 너에게 화를 냈는데도 나에게 미소를 보낼 때, 부끄러움이 쏟.아.진.다."


금요일 밤 맥주, 공감 백배!






Mission2
은유 거울에 나를 비추어보기
" 나는 000 이다.  왜냐하면?"

두번째는 자신을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너무도 진지하고 진솔하게 표현해 주신 이야기들.


나는 거울이다.
내가 나를 바라보는 시간보다 아이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간이 더 길다.
아이들이 나를 통해서 자신을 비추어 보고 발견하기에 나는 거울과 같은 존재이다.
그렇기에 아이들 앞에 더욱 겸비하고 아름다운 자세로 살아야.
나는 슬픈 강아지이다.
나는 이따금 생이란 버림받은 강아지와 같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는 나이가 들면 늙고 죽게 되는 존재이다.
나는 버림받는 것에 대한 연민, 늙음과 죽음에 대한 슬픈 단상에 대해 고민한다.




선생님들의 내면과 만나며 묵직하게 마무리했던 시간.
많은 선생님들에게 도움과 울림을 드렸기를 바라면서
내게도 충만한 행복의 시간이었다.


행사의 모든과정 전심으로 애써주시고 챙겨주신 동부 교육지원청의 강지영 장학사님
그리고 이 수업에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또 다른 자리에서 우리 더욱 행복하고 성장한 모습으로 뵙기를!



http://www.hangyo.com/news/article.html?no=81863







* 글을 쓴 이현아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ok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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