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통로이현아 Dec 09. 2017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을 소개합니다.

독립출판으로 어린이작가 그림책만들어주기 프로젝트 이야기(1)


똑똑. 독자님들 햇살이 따스한 겨울 주말 아침, 잘보내고 계신가요?

통로 이현아예요^^

두근두근... 드디어 오늘, 독자님들께 [덮으면서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는 첫 글을 쓰네요. 아아. 떨리고 긴장되요...! ^^


먼저 제가 아이들과 꽁냥꽁냥 만들어본 북트레일러부터 살짝 보여드릴게요^^
https://www.youtube.com/watch?v=TLQJ_ojBA0I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
독립출판으로 어린이작가 그림책 만들어주기 프로젝트 이야기(1)

올해 초, 교육부 주관의 학생저자 출판사업에서 통로의 창작그림책이 서울시 대표로 선정되어 출판금을 지원 받았어요.
그 금액을 씨드머니로 본격적으로 [독립출판으로 어린이작가 그림책 만들어주기 프로젝트]가 시작된 것이지요.

출간은 제가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독립출판사인 '교육미술관 통로'를 통해서 진행했구요,
인도네시아 우붓의 아이들에게 [Who We Are] 책 작업때 재능기부로 도움을 주셨던
한에디터님과 김디자이너님께서 너무 감사하게도 마음을 보태어 편집과 디자인에 도움을 주셨어요.

(재능기부라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절대 아닌데..끝까지 책임감있게 꼼꼼하게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존경스러웠어요.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통로의 취지에 공감해주시고 어린이작가들을 응원하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신 분들 덕분에 이 프로젝트를 진행 할 수 있었어요...!)

출판 지원금이 넉넉하지 않았지만 디자인적으로 완성도가 높고 퀄리티가 제대로 나온 책을 만들고 싶어서 금액의 절반을 디자인 비용으로 사용했고요,
그러고나니 나머지 금액으로는 100부를 인쇄하기에도 모자라더라구요...ㅠㅠ
기왕에 열심히 만든 책, 좀더 많은 분들과 책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요,
어떻게 할까 고심하다가 결국 제가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만들어주기 위해 월급의 1/10씩을 따로 떼어 모으고 있는 <껍데기 집 오므라이스>라는 통장에서 나머지 금액을 보태어서 200부 인쇄를 하였답니다. (통장이름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 거기에 담긴 이야기도 곧 나눌게요^^)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에요. 표지부터 찬찬히 보여드릴게요!

짠,
그림책 표지 너무 예쁘지요? [교실 속 그림책]Lost Dream을 쓰고 그린 어린이작가 김도현의 그림을 있는그대로 표지로 활용했어요.
너무 멋지지요?^^ (으쓱으쓱)








교실로 배달온 따끈따끈한 그림책 박스예요! 수량을 조금 더 넉넉하게 주셔서 230부를 인쇄해 주셨어요.
두근두근, 어린이작가들과 박스를 열어보는 두근거리는 시간!!

아. 책이 묵직하게 손에 잡히는 그립감이 너무 좋네요...ㅎ
정사각 판형에 무광으로 처리된 표지의 재질까지, 구석 구석 신경쓴 부분들이 예쁘게 잘 나온 책얼굴을 맞이하니 뿌듯해요.

오른쪽에 나란히 놓인 책은  [Who We Are] 이에요.
제가 인도네시아 우붓에 가서 아이들과 그림책창작 수업을 하고 한국에 돌아와서
아이들의 그림을 책으로 엮어서 다시 우붓으로 보내주었던... 바로 그 책이죠!
(알아보아 주셨나요^^)
"아이들에게 자신들의 책을 선물하는 일"이라는 취지를 가지고 중빈군과 펀딩을 진행하여  만들어진 책이고요. 브런치를 통해 독자님들께도 소개를 드렸던 책인데요,

이번 책 원고를 쓰면서 페르마타 하티 아이들의 그림을 담은 [Who We Are]을 만들었던 과정의 이야기들도 차근히 글로 써서 본문에 넣었답니다.






그렇게 올해 상반기에 만든 [Who We Are]
그리고 하반기에 마무리 된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
두 권의 책을 함께 나란히 교실 창가에 놓았어요.
으쌰으쌰 고군분투 하면서 마음 따뜻하신 분들과 함께 두 권의 의미있는 책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제게 올 한해 정말 뜻깊은 일로 기억될 것 같아요.




그동안 어린이작가들과 쓰고 그려서 출판등록 해온 책이 2017년 12월로 이제 100권이 넘었네요.
수량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아서 100권째 책이라고 해서 크게 자축(?)한 것도 없지만... 그래도 꾸준히 넘버링해가면서 내가 마음을 쏟고있는 일이 질적으로 양적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바라보는 일이 즐거움과 또 보람이 되더라고요.

이 100여권의 이야기들 중에서 특별히 제 삶에 큼지막한 화두를 던지고 울림을 선사했던 각별한 이야기 9편을 숙고해서 뽑아 보았답니다.

통로의 어린이작가가 창작한 여덟 권의 그림책, 그리고 인도네시아 우붓의 아이들과 만난 이야기를 9개의 꼭지로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엮었어요.

책의 페이지가 두꺼워지더라도 아이들의 그림책을 있는 그대로 다 넣는 것이 이 책의 취지였기 때문에 모두 싣었구요,
각 그림책마다 읽는 이의 가슴을 깨웠던 성찰의 흔적들을 정성스럽게 모아 한 편의 글을 써서 어린이작가에게 화답했습니다.

그간 제가 쓴 굵직한 글들을 모두 다 이번 프로젝트의 책에 넣기에는 무리가 있어서 핵심적인 것들을 추리고 추려서 담았어요.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
교사로서 그리고 한 명의 인간으로서 나 자신의 성장과 아이들의 성장,
그림책을 쓰고 그린 수업 과정의 이야기와 독자 어린이들의 감상 시 등을
탄탄하게 담으려 노력했답니다.






9개의 꼭지마다 저를 흔들어 깨웠던 화두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해 드릴게요.



1) 학사모의 질문(이혜승)
아이들의 현재가 아닌 동화를 보고싶은 어른
"내가 아는 어린이의 세계, 과연 유효한가?"
2) 솎아내기(이혜빈)
경쟁과 낙오, 솎아질까 두려운 아이들에게
"다른 화분에 심으면 넌 거기서 제일 커."
3) 엉킨 실(이혜승)
나를 엉키게 하는 것들, 그리고 스스로 푸는 매듭
"엄마, 나 왕따인 것 같아."
4) 어둠, 그리고 우주(신현서)
청춘의 성장통, 삶의 온전한 주인되기
"그것으로 되었습니다."
5) Lost Dream(김도현)
씨앗을 향한 고백
"먼저 발아래 유리조각을 주워드는 것부터 시작하라."
6) Alice in the Library(김시윤)
유년의 정원, 마음의 힘을 키우는 시간
"내가 달게 읽은 글들은 내 삶에 맛을 더했다."
7) 크리스마스에서(이진혁)
나를 살게 하는 것들, 의미에 관하여
"솔직히 이걸 해서 내가 얻는게 뭐야?"
8) 가까이 가지 마세요(최지윤)
한 발짝 내딛는 여행법
"불편한 것들에 더욱 가까이 가세요."
9) Who We Are (Permata Hati)
우리를 가까이 가게 한 그림책
"내 것을 나누어 그곳을 더욱 아름답게!"


와. 아홉가지 모두 가슴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화두들이지요?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 은 아이들의 어린이작가가  펼쳐낸 세계와 이를 읽고 난 뒤 독자의 삶 속에서 재탄생한 이야기가 서로 대화하듯 호흡을 주고받은 것을 담아낸 책이에요.

어린이작가들의 창작그림책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교사이자 한 명의 인간인 제 삶은 다시 시작되었거든요.

그래서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이랍니다.

^^





[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 의 구입을 문의하셨던 분들, 독자가 되어주시길 원하는 분들께 안내드릴게요.
이 책을 구입하기 원하시는 분들께 '만원의 행복'으로 책을 보내드리려 합니다.
제가 이 책 한 권을 만드는데 (소량인쇄했기에) 1만원 이상의 금액이 들어갔으므로 사실상 인쇄비용보다 적은 금액이에요.

제가 운영하고 있는 비영리 독립출판사는 교사의 자비 부담으로 운영되며 수익을 추구하지 않아요.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의 창작그림책을 비매품으로 출판등록해오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이고요.
이번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책으로 보다 의미있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기 위해 다문화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만들어주는 일에 수익금을 전액 기부할 예정입니다.

총230권 한정판으로 출간한 책 중에서 현재까지 책을 구매해 주신분들께서 보내주신 금액이 벌써 70만원이 넘었어요.
독자들의 품으로 간 책들을 생각하면서 가슴을 콩닥거리고 있답니다.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의 링크에 성함과 주소를 남겨주세요.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sMbxbXrEGb6YKsZ6B2q3dNz-MQq5XvTuizlM42Gv6qo7llg/viewform?usp=sf_link






*나는 아이들이 '어린이작가'라는 자리에 앉길 원한다. 아이들이 독자로서 어른들이 부려놓은 것을 읽는 존재에 머무르지 않길 바란다. 자신만의 언어를 가진 존재, 제 삶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존재로 성장하길 원하기 때문이다. 꾸며내지 않고,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이 가진 온도와 속도 그대로 가슴 속 이야기를 꺼내어 보이게 하는 것은 아이를 제대로 숨 쉬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고 믿는다. 그림책 창작의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궁극은 다음의 두 가지다. 스스로 자신의 내면을 살피고 자기 삶의 온전한 주인이 되는 것, 그리고 누구나 책 한권의 가치만큼 눈부시게 빛을 발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어린이작가들이 쓰고 그린 것에서 나는 생동하는 빛을 발견했다. 그것은 새벽공기와 같은 청아함을 느끼게 했다. 가르친 것을 배워서 알게 된 것이 아닌 저절로 샘솟아 물안개처럼 피어오른 것들.

***나는 좋은 그림책이란 마지막 장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던진 화두로 인해 마지막 장을 덮을 때 마음이 출렁이는 그림책, 읽는 이의 가슴을 깨워 책 밖에서의 삶을 다시 시작하게 하는 그림책.

****내가 만난 어린이작가들은 모두 빗방울에 깨어나는 초록 잎사귀와 같았다. 피천듯 시인이 노래랬던 것처럼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듯 청신했던 얼굴들. 그 신록이 물을 머금고 푸르게 깨어나는 것을 바라보면 내가 이들 곁에 살아 있다는 사실이 벅차다. 한 사람이 자기 표현을 통해 삶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자기를 알아보아주는 사람, 자기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필요하다. 나는 어린이작가들을 알아봐주고 그 잠재력에 불을 붙여주는 한 사람, 그의 첫 독자가 되어주는 일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그 첫 이슬들을 찬미해주는 역할을 자처하고 싶다.

_[덮으면서 다시 시작하는 그림책] 본문 중에서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좋아서하는 그림책 연구회] 첫 만남의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