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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통로이현아 Dec 20. 2017

[서울형 토론 모형 공개 수업] 그림책 독서토론

거짓말 같은 이야기(강경수, 시공주니어)

독자님들 안녕하세요?

오늘은 가을내내 아이들과 교실을 뜨겁게 달구었던 그림책 독서토론 수업을 소개하려 해요.


[서울형 토론 모형 공개 수업] 그림책<거짓말같은 이야기>를 읽고 독서토론하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서울형 토론 수업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토론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모든 학생에게 공평한 시간과 기회를 부여해서 누구든지 발표와 질문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수업의 핵심이에요.

타이머를 사용해서 시간을 재고, 모든 학생에게 같은 시간과 기회를 주는 것이 번거롭고 딱딱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모든 학생이 참여해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토론 수업에서 논리정연함과 순발력을 겸비한 학생들이 성큼 성큼 앞장서서 논제를 펼쳐나갈 때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조용히 듣기만 하는 아이들이 분명 존재하기 마련이죠.
누구나 예외없이 자신에게 부여된 2분이라는 짧지만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보고, 또 1분씩 질문을 받고 대답할 기회를 가지면서 토론에서 소외되지 않는 경험이 꾸준히 쌓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처음에는 자신에게 온전히 부여된 2분이라는 발표의 시간을 힘들어 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저는 수업이 여러번 진행되면 이 부분은 극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요, 뜨거운 가을을 보낸 후에는 정말 모든 학생들이 그 2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워서 나름대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수업의 마지막 발표 시간에는
"처음엔 길게 느껴는데 이제 2분이 너무 짧으니 늘려주세요.",
"2분 발표시간을 늘리지 못한다면 1분간의 질의응답 시간만큼이라도 늘려주세요 제발!!"
하는 요청도 많았고요,
그렇게 어느새 2분이라는 시간을 꽉 채워도 흘러 넘칠 정도로 주장과 근거를 펼쳐낼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많이 성장한 것 같다고 발표해준 학생들도 여러명 있었구요.
저와 학생들 모두 이 부분에 대해서는 백배공감하면서 끄덕끄덕했답니다. (아. 이런 순간이 정말 가장 뿌듯한것 같아요ㅠㅠ)

 토론은 6학년 사회과의 4. 행복한 삶과 인권 단원과 연관하여 진행했고, 여러권의 그림책을 고심한 끝에 <거짓말 같은 이야기>(강경수, 시공주니어)를 선정했습니다.
이 책은 거짓말 같지만 현실에서 진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통해 깊은 충격과 울림을 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으로, 참담하지만 간결한 분위기의 이미지와 텍스트를 담고 있어요.
수업의 도입분에서 지구촌에 살고 있는 8명의 친구들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어린이들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어린이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지를 보여주면서 인권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독서 토론하기] 수업을 진행하면서 시사점을 가지고 있는 그림책들을 여러권 발굴하였는데요, 곧 샥샥 정리하여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도록 할게요!

1. 문제 인식(20분)
-다양한 방법으로 자료 일기
-내용 이해를 위한 질문 만들기
-짝과 질문하고 답하기(모둠, 학급전체 활동 가능)

◉ 자료 읽기
 ○ 그림책 함께 읽으면서 떠오르는 중심 낱말을 생각해본다.

◉ 내용 파악하기
 ○ 읽은 것을 토대로 내용 이해를 위한 질문을 써본다.
 ○ 짝과 질문하고 답한다.

2. 토론 주제 정하기(20분)
-토론을 위한 개인 질문 만들기
-모둠원에게 질문 설명하기
-모둠 대표 질문 정하기
-모둠별 대표 질문 칠판에 게시하고 설명하기
-학급 대표질문 적하기
-정해진 대표 질문에 대한 자신의 의견 쓰기

◉ 다양한 상황에서 인권 문제에 대해 생각을 나누고 토론주제 정하기

 ○ 개인 토론주제(질문) 만들기
  • 친구들과 토론해 보고 싶은 토론주제(질문)를 만들어 근거와 함께 설명한다.

○ 모둠 토론주제(질문) 정하기
  • 모둠별로 개인이 쓴 토론주제를 근거와 이유를 들어 발표해보고, 토론하기에 가장 적절한 질문을 하나 뽑아본다.
  • 모둠 대표 질문을 정한다.
  • 정해진 대표 질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쓴다.

○ 학급 토론주제(질문) 정하기
  • 모둠별 대표 질문을 칠판에 게시하고 설명한다.
  • 학급에서 토론 할 대표 질문을 정한다.
  • 정해진 대표질문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쓴다.

                                                                                          

이날 수업에서 학생들이 스스로 제기했던 모둠별 토론주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 책의 제목이 담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2) 우리가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3)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4)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5) 전 세계 어린이들의 인권을 존중받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6)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이 인권을 되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중에서 학급 토론주제로 선정된 질문은,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입니다.                                                   

3. 토론하기(30분)
-첫 번째 토론자가 의견 발표하기
-나머지 토론자가 질문하고, 답변하기
-위 과정을 돌아가며 반복하기
-모둠별 토론 내용 정리하여 발표하기

◉ 토론 주제로 모둠별 토론하기
 ○ 사회자, 시간지킴이를 정한다.
 ○ 첫 번째 토론자가 2분 동안 자신의 의견을 발표한다.
 ○ 나머지 토론자(사회자, 시간지킴이 포함)가 발표자에게 1분씩 질문하고, 답변한다.
 ○ 위 과정을 돌아가며 반복한다.

◉ 토론 내용 발표하기
 ○ 모둠별 토론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한다.

4. 정리하기(10분)
-모둠원 토론 활동 되돌아보기
-토론 후 소감 발표하기

◉ 토론 활동 마무리하기
 ○ 모둠 토론 활동을 되돌아본다.
  • 모둠원이 나에게 했던 질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 하나를 발표한다.

 ○ 토론 후 소감을 발표한다.
  • 활동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나 느낀 점을 정리하여 발표하여 본다.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듣기만하는 것이 아니라 짝 토론과 모둠 토론을 통해서 자신의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주체적이고 활기 넘치는 수업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이 수업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웅성웅성한 소리와 함께 아이들이 나름대로 진지하게 눈알을 굴려가면서 자신의 의견을 펼치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그득해졌던 날이네요!


그림책-감상-독서토론-창작 을 잇는 수업을 계속 진행해나가면서 또 여러분과 나누도록 할게요.

  
                             



         

* 글을 쓴 이현아

그림책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담백한 시, 두툼한 마티에르가 살아있는 거친 나이프그림. 이 두가지를 사랑하며 살게 된 것을 삶의 여정에서 만난 행복 중 큰 것으로 여깁니다. 스스로 의미를 만들어가고 발견하는 삶을 가치롭게 여기며 교육과 예술이 지향하는 궁극의 본질도 ‘삶 속에서의 의미만들기 과정’ 과 다름없다고 믿습니다. 교실에서 의미를 발견한 날부터 아이들에게 스며흘러가는 통로의 삶을 살기로 다짐하고 배워서 남 주는 삶의 기쁨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현재 교육미술관 통로를 운영하면서 어린이작가들과 창작그림책을 만드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으며 [교실 속 그림책]이라는 총서명의 그림책 시리즈를 독립출판하고 있습니다. 예술을 사랑하는 교육자이자 연구자(A/R/Tography)의 한 사람으로서 독서교육과 미술교육의 두 맥락에서 그림책에 대한 유의미한 담론을 이끌어내며, 가치로운 교육적 역할을 실천해내기를 소망합니다.     



*홈페이지 교육미술관 통로 http://www.museum-tongro.com




*블로그 http://blog.naver.com/okas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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