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새롭고 반가울 수 있게
큰일이다. 속으로 조금 걱정이 되는데도
누구인지 모를 사람들이 읽을 터인데도
터무니없게도 자꾸 쓰고 싶다.
낯섦.
낯선 여기가 나를 새롭게 만든다.
할아버지가 계시던 어느 꽃집에서
덜컥 저렴하게 산 화분이 있었다.
내 집에서 키우던 이름을 알 수 없던 그 식물이
이사를 보낸 마당 있는 집에서 꽃을 피웠단다.
처음 보는 꽃 사진을 받았다.
낯설다. 새롭다.
줄기만 Y자 모양으로 한없이 벌린 채 자랐고
앙상한 나뭇잎이 탈모에 걸린 것 마냥
듬성듬성 겨우 붙어있더니만
한 달도 안 되어 이렇게 꽃을 활짝 피웠단다.
꽃이 핀 다음에야
이름이 '란타나'라는 것을 알았다.
낯선 곳에서
이렇게 잘 자랄 줄 몰랐다.
낯선 곳에 가야
새로워질 수 있다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꽃이 7번 색이 변하는 아이란다.
엄청나게 강한 생명력을 가졌단다.
살아남으려 버티고 있었던 건데
일찍 놓아줄 걸.
내가 할 수 있을 줄 알았지.
볕도 바람도 물도 충분했지만
란타나에겐 마음껏 흔들릴 자유가 없었나 보다.
자리가 맞지 않았나 보다.
낯설고
새롭고.
알게 되어 반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