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카페에서 이런저런 채용 후기들을 보면 안타까운 상황도 있고, 같이 분노하는 장면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건 지원자가 생각을 잘못하고 있는데..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가끔 있다.
여러 가지 사례를 보면서 느끼는 것은 너무 지원자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 이후로, 모든 채용이 지원자들 위주로 진행이 되고 있다. 물론 그게 나쁘지는 않다. 지원자를 존중하고, 지원자의 편의를 봐주고, 운영진은 갑질을 하지 않고, 심사위원은 더 조심히 평가하는 그 흐름자체는 굉장히 좋다. 그러나 지원자가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지나치다 보면 주객이 전도된다는 느낌이 든다.
○ 면접 질문에 대해 기분나쁨을 느꼈다.
- 당연히 기분나쁜 질문은 있다. 성차별적인 질문, 결혼 유무, 지역비하 등이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때때로 현재 거주지역 질문에 대한 기분나쁨을 보았다. 거주지역을 왜 물어볼까? 업무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오전 이른 시간에 출근해야 하는 경우, 주말에도 긴급 오퍼로 출근해야 하는 경우, 차량을 가지고 출근해야 하는 경우 등이 있다. 직무기술에서는 기술되지 않는 다양한 업무들이 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하지만, 위원들은 그게 꼭 필요해서 묻는다. 그 짧은 시간, 의미없는 질문을 하지는 않는다. 물론 면접위원이 이런 상황을 먼저 설명하고 질문하면 더 좋을 것이다.
- 공정하지 못한 질문을 받았다는 글도 심심찮게 보인다. 물론 정말 그런 질문도 있겠지만, 지원자는 잘 모르는 상황에서 현상을 보고 그런 불만을 보이기도 한다. 공통질문은 대부분 같거나 유사하다. 세부적인 질문으로 들어갈 때 최대한 공정하게 질문을 하려 하지만, 각각의 입사지원서에 적힌 내용, 질문에 대한 답변, 경력·경험사항의 차이 등에 따라 같은 질문을 나올 수가 없다. 어거지로 비슷한 수준으로 질문을 해봤자, 시간만 아까울 뿐이고, 기관에서 정말로 필요한 사람을 뽑을 수가 없다. 그렇게 질문하길 원한다면, 정말로 말 잘하는 사람을 뽑게되는 것일 것이다.
○ 기관에서 기존에 일하던 비정규직 직원이 합격했다.
- 지원자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경우일 것이다. 내정자라는 의심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해는 간다. 열심히 준비해왔겠지만 기존에 일하고 있던 사람을 면접에서 이기기는 쉽지 않다. 기관에서도 해당 비정규직이 문제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리고 하던 업무라면, 다른 지원자들이 정말 엄청난 사람이 아니라면, 어찌되었든 가산점이 들어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면 기관에서는 당장 그 업무를 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은 대한민국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한 곳이 아닌, 일을 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정원 한명 한명이 정말 소중하기 때문에 검증된 사람을 뽑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어떤 이야기가 됐든 채용은 기관에서 필요한 사람을 뽑는 절차다. 이 업무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기관이 잘 알고 있다. 같은 업무라도 뽑는 시기에 따라 이슈가 다르기 때문에 질문도 달라진다. 한명 한명이 소중하기 때문에 질문도 어렵고, 지원자가 괜찮은 사람이 없다면 분위기는 심각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런 불만을 토로하고 본인들끼리 위로하는 것보다는, 왜 그런 상황이 됐을지? 왜 그런 질문을 했을지?를 생각해보고 다음 면접 때 개선시키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