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한 연주 (코코-기억해줘ost arr.필자)
오늘은 내 동화책이 왔어...
2021. 12. 16
오늘은 내 동화책이 왔어...
그런데 기뻐해줄 네가 없다...
누구보다 가장 기뻐해줄 것 같았던 네가 없어.
기억나니?
아무 생각도 없이 그저 동화작가로 제2 인생을 살고 싶다며 공모전에 동화를 애써 써 내놓고서는 완전 잊어버리고 말았다.
아니, 사실 잊어버리려 애썼기에 정말 잊어버린 거야.
혹시 기대하면 실망이 클까봐...
'최종 5명을 뽑는데 내가 되겠어?'
그런 생각에 아예 잊은 거지.
그런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상까지 받게 되었지.
그것도 대상을...
난 너무 기대도 안 해서 처음엔 보이스피싱인 줄 알았단다.
그때 너는 나에게 이렇게 말했어.
아니 누나는 나이도 들고 직업도 있는데 젊은 애들 포트폴리오도 못 만들게 그런 걸 해서 상을 받고 그러냐? 평소에 노력하던 사람도 아니고...
너의 재치 있는 말에 우리는 다 같이 웃었지.
그리고 너는 '역시 누나는 문과계열에 소질이 있어'라고 하길래
나는 '너는 이과에 소질이 있어. 너는 항상 수학은 나보다 잘했잖아.' 그렇게 대답했지.
하지만 너는 극구 아니라고 하더라. 자기는 공부와 연이 없다면서...
그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어떤 생각으로 나를 바라봤을까...
그때도 넌 네가 죽을 것을 계획하고 있던 걸까...
오늘 책이 왔어.
나의 결실이 책으로 만들어져서 이게 국공립 및 사립유치원과 도서관, 어린이 치과에 무료 배포되고, 교보문고와 예스 24의 e북에서 무료로 볼 수 있게 된대.
예쁘지?
선생님이란 명칭이 익숙한 내게 작가라는 명칭은 참 부끄럽고 영광스러운 명칭 같아.
네가 있었으면 넌 진심으로 축하해 준다고 했을 거야.
내 착한 동생아...
그런데...
축하해 줄 네가 없어 나는 마음이 참 아프다.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생각나.
나에게 21년은 참 운이 좋은 해였는데... 그랬는데 말이다...
그래도 오늘은 너를 기억하고 싶어 코코의 기억해 줘 ost를 연주해 왔어.
물론 편곡은 내가 했지.
이 누나 생각보다 실력 있지? 하하...;;
듣고 있겠지? 잘 들어줘. 나는 널 기억하고 싶으니까.
삶은 너무 힘들어.
때로는 눈 뜨는 것조차, 숨을 쉬는 것조차 너무 괴롭지.
하지만 아무리 실패했어도,
그래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널 기억하고 있다는 것...
그냥 있는 그대로도 네가 살아있었다는 것...
너의 성공과 실패의 삶과는 상관없이
나는 널 사랑스런 동생으로 기억한다는 것...
난... 그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게 휘황찬란하고 멋지게 살다가 망각되어 버리는 인생보다 더 가치 있는 삶이지 않을까?
난... 그런 거 같다.
사랑하고 많이 보고 싶다...
2023. 6
네가 죽은 후로...
난 동화를 하나도 쓰지 못했어. 공모전에 도전할 생각조차 나지 않더라. 지금도 여전히 할 엄두조차 나질 않아...
사고가 멈춘 것 같아.
그래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너를 생각해도 울지 않을 때쯤
그럴 때즈음 쓰고 싶다.
어쩌면, 행복했었을 미래를 상상하면서 쓸 수도 있겠지.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