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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냐냐 Sep 05. 2017

행복하지 않기로 했다.



일상이 주는 행복을 깨달으라고들 하더라. 뒷뜰의 파랑새마냥 가까이 있어서 못 느끼는 거라고.

행복이 곁에 있는데 느끼지 못하다니...아깝다는 생각에 난 열심히 일상의 순간을 잡아다 행복이란 감정에 대입시켰다.

아행복해아행복해아행복해..나는지금행복한거야 일상속에이렇게많은행복이숨어있던거야...

.

.

.

그런데 그건 자기 최면에 가까웠다.

다행히 의미없지 않았고, 꽤나 중요한걸 알게됐다.


행복하지 않은 상태는 불행한 게 아니더라고.

그건 그냥...그런 상태인 거지.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하고 자연스러워서 지루한...그런게 일상이겠지.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요즈음. 하늘이 너무 예뻐서 자꾸 올려다보게 된다.. 그런거지. 삭막한 도시의 일상 이니 하면서 자꾸 하늘 한번 올려다볼 여유도 없이 산다고 뭐라 하는데 바쁜데 굳이 올려다볼 만큼 이쁜 하늘이 아녔던거다. 이쁘니까 너도나도 걸음을 멈춰 하늘을 보고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잖아.

 

시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하늘이 너무 예뻐서 두대의 버스를 그냥 보냈다. 결국 남산을 타고 걸어서 집에 갔던 날.



나는 굳이 일상의 의미를 찾지 않기로 했다.

눈 뜨고 밥 먹고 출근하고 집에 와 눕는 것에 의미를 남발하지 않기로 했다. 별거 아닌 것들을 별거 아닌 그대로 받아들일꺼다. 그렇다고 무의미한게 아니니까. 모든 것에 의미와 행복을 갖다 붙이는 것도 피곤하니까. 그 대신 진짜 의미 있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잔뜩 좋아하고 잔뜩 싫어하고..더 적극적으로 예민해지기로 했다.


그리고

내가 세상에 뭘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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