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읽고
제목 :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저자 : 무라카디 하루기 지음
역자 : 임홍민 옮김
초판 : 2009.01.05
출판사 : 문학사상
가격 : 14,500원
‘무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읽어봤거나, 이름을 들어본 분이라면, 그가 꾸준히 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사실 그의 소설을 재밌게 읽긴 했지만, 뭐랄까…
예상하지 못한 소재와 자연스러운 전개, 있을 법한 이야기는 매력적이지만,
뭔가 찜찜함을 남기는 결말은 나와는 코드가 안 맞는 느낌이다.
그에 반해, 그의 에세이들은 편하게 읽히면서도 너무 가볍지 않아서 좋다.
이 책은 달리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작가는 왜 달리기를 시작했을까?
작가는 ‘전업 소설가로서 살아가자고 결심한 전후의 시기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아침부터 밤중까지 책상에 앉아서 원고를 쓰는 생활을 하게 되자 체력이 점점 떨어지고, 체중은 불어났다.
~~ 중략 ~~
이제부터의 긴 인생을 소설가로 살아갈 작정이라, 체력을 지키면서 체중을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 되었다”
사실 코로나 기간에 재택근무를 하면서 위와 같은 현상을 나 역시 체감하였다. 그래서 나 역시 달리기를 선택했고, 확실히 달리기만의 장점이 많다.
그럼에도 작가처럼 마라톤 풀코스를 25회나 완주할 자신은 없다.
10km 정도는 가볍게 뛰지만, 20km 이상은 조절하면서 천천히 뛴다 해도 많이 힘들다.
그 이상 거리는 달려본 기억이 없다.
‘무라카미 하루키’라는 작가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작가는 소설 쓰는 것이 육체노동이라 생각했고, 여기에는 강인한 체력과 집중력, 그리고 지구력이 필요하기에 이를 갖추기 위해 달리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사반세기동안 계속 달렸다.
마라톤까지는 아니지만, 달리기는 꾸준히 하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 한강변을 달리다가 종아리 근막이 손상되어 2주일 정도 고생하고 나서
걷거나 아주 천천히 달리고 있다.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거나, 근육이 터질 듯한 고통을 이겨낸 쾌감은 못 느끼지만,
느리게 달리는 것 역시 그 나름의 매력이 있어서 좋다.
무엇을 얻기 위해, 오래 살기 위해 달린다기 보다
달린다는 그 차제가 즐겁고
길 위에서 만나는 풍경과 바람, 계절의 향기...
그 모두가 달리기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