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 지갑을 댄다. 요금이 뜬다. 하루하루 금액이 쌓이다 보면 무뎌진다. 그러다 어느 날 번뜩 눈이 간다. 900원! 앗! 벌써 한 달이 지났군... 달이 바뀐 줄도 모르고 출근하던 날, 900원이 나를 불렀다. 야! 또 한 달 지났어! 비몽사몽 출근길에 매달 울리던 알람이었다. 시간은 그냥 흐르는데 일주일, 한 달, 1년... 누군가 마디를 만들어 놓았다. 덕분에 마디마다 정신을 차렸다.
2012년 900원의 시대는 끝났다. 1000원대로 진입한 지하철 요금이 1250원이 되는 동안 거의 10년이 흘렀다. 어릴 적 어른들이 '나 때는 짜장면이 500원이었어' 따위 말을 하면 왜 저러나 했는데... 난 왜 이러고 있을까? 꼰대 주의보다.
봄이 왔다고 벚꽃이 알려줬다. 가정의 달이라며 카네이션이 알려준다. 겨드랑이의 땀이 여름을 알려주니 아이스커피를 주문한다. 무언가 시작되는 건 무언가가 끝나는 건데... 무언가 시작하려니 무언가 아쉽다. 눈을 떼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보지만 목이 부러질 것 같아 다시 앞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