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질렌할이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데니스 퀘이드)의 10대 아들로 나오는 영화라니!!!
찾아보니 2004년 개봉작이었네. 지금으로부터 무려 17년 전이다.
그때만 해도 2021년은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숫자처럼 느껴졌었는데,
우린 지금 바로 그때를 살고 있다.
나 역시 그 당시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았었다.
그땐 그저 한여름에 시원하게 볼 만한 자연재해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정도로만 느껴졌었는데,
지금은 등골이 서늘하고, 식은땀이 흐를 정도다.
이젠 더이상 이 이야기가 단순히 영화를 위해 만든 가상의 이야기에 불과하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서도 그랬듯이, 먼 미래의 일일 거라고만 생각했으나,
내일(tomorrow)이고, 모레(the day after tomorrow)고 당장이라도 충분히 닥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이미 빙하는 녹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 이상 기후와 자연 재해가 일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이거였다.
지금껏 공부만 죽어라 해온 한 공부벌레 여학생이,
전 세계의 절반이 얼어붙어버린 와중에, 위태롭게 겨우 생명을 부지하며 이렇게 말한다.
"난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았어. 헌데 그 미래가 사라지게 됐잖아."
그렇다.
우리는 지금도 미래를 위해 살고 있다.
언젠가 돈도 많이 벌고, 안정되게 잘 살 수 있는 그 미래를 위해서.
하지만 환경을 이대로 계속 방치하다간,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미래는 없을지도 모른다.
열심히 모은 돈도, 죽어라 외운 지식도,
혹은 수많은 관계들을 희생하며 집착해온 무언가가 아무런 소용이 없어질 수도 있다.
최근에 내가 다니고 있는 정토불교대학에서 환경 특강을 들었다.
환경을 살릴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들에 대해 배웠지만, 솔직히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내가 아무리 아껴봐야, 환경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환경을 파괴할 텐데, 나 한 사람 이러고 사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이지 않을까?
그와 비슷한 질문에 법륜 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 하더라도 오늘 나는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고 했던 그 마음으로 하면 된다고."
오케이. 지금 내가 뭘 하면 되는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