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 글쓰기 좋은 질문 452번

by 마하쌤

* 한 사람이 수년 전 집에 숨겨진 물건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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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장식장의 갈라진 틈 사이에서 발견되었다.

사진 한 장이 발견되기에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곳이었다.

그 말인즉슨, 누군가가 일부러 여기에 숨겨두었다는 얘기였다.

그리고 그 행동의 의미는 이 사진은 발견되어선 안 되는 것이었다는 뜻도 된다.



놀랍게도 그 사진 속에 있는 세 사람 중에 두 사람은 내가 아는 사람이었다.

나는 실제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어머니였다.

앳띤 얼굴로 봐서 20대 초반 쯤으로 보였다.

문제는 아버지와 어머니 뒤에서 두 사람을 끌어안고 활짝 웃고 있는 의문의 남성이었다.

어찌나 환하게 웃고 있는지 마치 태양 같이 느껴지는 인물이었다.

물론 그 눈부심의 8할은 그의 잘생긴 외모 때문이기도 했다.



내 아버지도 외모로는 누군가에게 그다지 꿀리는 편이 아닌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이 남성에 비하면 아버지는 지극히 평범하게 보였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어머니가 웃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의 어머니는 극 내향형으로, 좀처럼 크게 웃는 일이 거의 없었다.

웃어봤자, 본인이 '이건 웃고 있는 거'라고 주장하는, 거의 식별하기 어려운 엷은 미소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런 어머니가 누가 봐도 환한 미소를 띄며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사진 속 배경은 주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라, 특정짓기가 매우 어려웠기에,

이 세 사람의 표정과 몸짓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내 눈에 띤 또 하나의 단서는, 이 남자가 나의 부모에게 굉장히 몸을 밀착하고 있다는 거였다.

내가 알기로, 나의 부모님은 두 분 다 스킨십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여름에 조금만 가까이 붙어 앉으려고 하면, "저리 가!" 하시고,

특별한 날에 감사의 표시로 뽀뽀라도 할라치면, "왜 이래!"하며 나를 밀어내던 분들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남자는 두 분의 사이로 머리를 들이밀어서, 두 분의 양쪽 볼에 거의 달락말락 할 정도였고,

커다란 양 손으로는 두 분의 어깨를 꽉 쥐고 있었다.

그런데도 내 부모의 표정은 행복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었다.



도대체 이 남성은 누구이고, 내 부모와는 어떤 관계일까?

어떤 관계이기에, 이토록 거리낌없고, 친밀한 포스를 내뿜는 걸까?

친척이라면 내가 여태 모를 리 없고,

두 분 돌아가셨을 때 유품 정리하면서 부모님의 옛 친구들 얼굴은 다 한 번씩 본 적이 있는데,

이 남성은 난생 처음 보는 얼굴이다.



사진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나는 이 남성에게 매료되는 나 자신을 느낄 수 있었다.

원래 잘생긴 얼굴에 약한 편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셨을지도 모르는, 이 옛날 사진 속의 남자에게 끌리다니...

그와 알고 지낸 엄마가 부러울 지경이었다.



그때 문득, 불경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설마... 이 남자가 나랑 어떤 상관이 있는 건 아니겠지?

나는 불에 데인 듯 놀라 보는 사람도 없건만 고개를 사정없이 내저었다.

그러면서도 그 사진을 가방 속 책 사이에 집어넣었다.

왠지 아무도 더이상 이 사진을 봐선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세상에...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미쳤어, 미쳤어...



나는 황급히 신발을 신고, 부모님의 집에서 빠져나왔다.

이 집이 허물어지기 전에 이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 것을 운명이라 여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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