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남자가 술집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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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작이네...
한서는 술집으로 들어가는 준만 선배의 뒤통수를 보며 투덜거렸다. 경찰이 된지 두 달 째. 야간 순찰조로 처음 준만 선배와 짝이 되었을 때만 해도, 밤거리를 누비는 정의의 사도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의욕에 불타올랐었는데, 준만 선배는 그의 상상과는 너무도 달랐다. 경찰복을 입고 있어도 뭔가 나사 두 개쯤 빠진 모습인데다가, 오늘처럼 사복을 입은 날이면 영락없는 술꾼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사복경찰로서 모든 범죄의 근원지인 술집에서 경계 근무를 서는 것이라며, 꽤나 있어보이는 말들로 한서를 설득했지만, 매일 밤 술집에 죽치고 앉아 시간 낭비를 한 것이 벌써 사흘 째였다. 특히나 술을 마시지 않는 한서는 콜라 한 캔을 시켜놓고 술집에 앉아있는 것이 이상하게 창피했다. 물론 준만 선배는 한서가 그러거나 말거나 술집 주인과 농담 따먹기를 하며 맥주를 들이부었지만 말이다. 한서는 준만 선배가 저러고서도 월급을 받아먹는다는 사실을 어디에 알려야 정의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인지 생각하며 기본 안주로 제공된 팝콘만 하염없이 먹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준만 선배가 뒤에서 다가와 한서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드디어 나타났다.
네?
돌아보지 마. 그냥 내 말만 들어.
아, 네...
5시 방향에 마약 용의자. 청쟈켓에 기름진 단발머리, 검은색 반바지, 그리고 오른손에 은색 지포 라이터. 오케이?
네!
나는 바로 옆으로 갈 거고, 너는 뒤에서 접근한다. 내가 손가락으로 신호하면, 셋에 덮쳐.
네, 알겠습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준만 선배는 말을 마치자마자 예의 능글거리는 태도로 바텐더 쪽으로 손을 흔들며 다가갔다. 한서는 침을 꼴깍 삼켰다. 범인을 검거하다니, 그것도 마약 용의자를! 한서는 고개를 돌려 용의자의 모습을 살피고 싶었지만,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하라는 준만 선배의 말 때문에,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야 경찰 같지 않은 모습으로 범인에게 접근할 수 있을까? 한서는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머리를 굴리다가, 문득 빈 팝콘 그릇에 눈길이 머물렀다.
아항!
한서는 조심스레 쉼호흡을 한 후, 팝콘 그릇을 들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는 팝콘을 가지러 간다. 나는 팝콘을 가지러 간다, 나는 팝콘을...
그러나 한서가 일어나 고개를 돌린 순간, 얄궂게도 바로 그 범인과 눈길이 딱 마주치고 말았다.
저 자식이다.
그 순간 한서 특유의 '정의의 눈빛'이 발동했고, 마약 용의자는 곧바로 심상치 않는 기색을 눈치채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러더니 곧장 출입구 쪽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젠장!
그때였다. 어디선가 준만 선배의 불호령이 들려왔다.
던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