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 글쓰기 좋은 질문 142번

by 마하쌤

* 내가 간직해온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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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많은 것들을 간직하는 스타일인데,

특히 나 자신과 관련된 것들을 더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 같다.

그 중에서도 내 창작물을 아주 귀하게 여긴다.

내가 쓴 것, 내가 만든 것, 내가 찍은 것, 내가 그린 것...등등, 한 마디로 '내가 한 것들'이다.



국민학교 때 썼던 일기장부터 시작해서,

연예인들에게 보냈던 팬레터들, (오빠들(?)한테 보내기 전에, 미리 복사해서 한 부씩 갖고 있었음. 똑같은 얘기를 쓰는 걸 방지하는 차원에서),

대학 시절, 대학원 시절에 썼던 각종 과제들,

PC 통신 시절에 내가 넷츠고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들(+ 내가 다른 사람들의 글에 단 댓글들까지!),

내가 뮤지컬 작가였던 시절 썼던 모든 습작들과 작품들(+ 공연화 되지 못한 모든 조각 아이디어들까지!),

그리고 내가 가르쳤던 모든 수업들의 강의안들까지 전부 가지고 있다.



나에게서 탄생된 모든 것들,

심지어 수업 시간에 교재 옆에 적어놓은 나의 작은 생각이나 메모 같은 것들이나,

카페 냅킨에 끄적인 낙서까지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마치 나중에 자서전이라도 쓸 것처럼,

나에 대한 모든 기록들을 버리지 않고 소중하게 모아놓는 편이다.



이것만 봐도 내가 '나'를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 지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따지고 보면, 나는 계속 변해가고 있고,

예전의 생각과 지금의 생각이 같지 않기에,

이미 지나간 것들을 보관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나는 나의 변천 과정 그 자체를 즐기는 것 같다.

내가 살아가는 모든 순간들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려는 듯 하다.



물론 내가 죽고 나면 그 누구에게도,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들임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진 버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매일 들여다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지고 있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왠지 지금은 간직하고 있는 편이 더 좋다.



죽기 전에 그 모든 것들을 내 손으로 파기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더 좋을 것이다.

종이들은 한꺼번에 모아서 내 손으로 태워버리고,

문서 파일들은 한꺼번에 내 손으로 삭제 버튼을 눌러버릴 수 있다면 말이다.



나는 그것까지도 '내'가 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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