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 글쓰기 좋은 질문 280번

by 마하쌤

* 발음이나 의미, 혹은 모양이 예뻐서 좋아하는 단어의 목록을 작성해보라.

그 단어 중 하나를 골라 글을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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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부터 이름에 '수'가 들어간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희수, 지수, 수아, 수희, 은수...

'수'가 들어가면 뭔가 촌스럽지 않고 세련된 느낌이 들었고,

또 우수한 느낌도 들었다.


그건 아마도 내가 어렸을 때는 성적표가 '수우미양가'로 표시되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평가 방법은 일제강점기 조선 보통학교에서 쓰던 방식을 들여온 거라고 한다)


'수'(秀, 100~90점) - 빼어날 수,

'우'(優, 89~80점) - 넉넉할 우,

'미'(美, 79~70점) - 아름다울 미,

'양'(良, 69~60점) - 어질 량,

'가'(可, 59점 이하) - 옳을 가.


성적표 가득한 수수수수수수... 의 퍼레이드를 볼 때마다 스스로 얼마나 자랑스러웠던지!

이름에까지 '수'가 들어가면 더 좋겠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 이후에도 '수'는 언제나 내가 되고 싶은 것의 상징이었다.

물론 지금은 우수할 수(秀)가 아니라, 물 수(水)를 동경하지만 말이다.


나는 물이 가진 많은 성질들을 참 좋게 생각하는데,


첫째, 물은 계속 쉬지 않고 흐른다는 점,

둘째, 물은 장애물을 만나면 요리조리 피해가며 흘러간다는 점,

셋째, 물은 생명을 살리는 역할을 한다는 점,

넷째, 물은 평소에는 매우 무해해 보이지만, 한 번 몰아치면 세상을 다 휩쓸어버릴 만큼 강력하다는 점

다섯째, 물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점, 등이 아주 마음에 든다.


아! 한 가지 더.

나는 물이 열을 받으면 수증기가 되기도 하고, 얼어서 얼음결정이 되기도 하는 그 변화도 너무 맘에 든다.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형태를 바꿀 수 있지만, 그 본질은 늘 변하지 않고 유지하니 얼마나 멋진지 모른다.


또 '수'는 오행의 원리로 볼 때,

겨울의 응축하는 에너지이자, 생명을 잉태하려는 기운이고,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상황에 따른 융통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지혜와 상상력을 상징하는,

한 마디로 정신적인 세계를 대표하는 오행이라고 한다.


그래서 나는 물을 배우고, 물을 닮아서, 물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그 중에서도 생명수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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