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 벤치에 앉아있는 노인들의 삶을 절대 폄하하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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폄하 못 하지.
전에 일반인 대상 글쓰기 교실을 했을 때, 연세가 60대 이상인 분들도 참여하신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그분들도 20대, 30대, 40대들과 함께 똑같은 주제로 글을 쓰셨는데,
젊은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시절의 이야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데,
정말이지 너무너무 재밌었던 기억이 난다.
(역사책 속에서나 읽었을 법한 분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옆집 사람처럼 얘기할 때의 그 이질감이란!)
그리고 그분들의 삶을 읽다 보면,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그분들의 시절엔 하나도 당연한 것이 아니었고,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것 하나하나가, 다 그분들이 투쟁해서 얻어낸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무언가가 '있는 것', 무언가를 '가지는 것'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절,
한없는 결핍 속에서 살면서 아주 작은 하나를 얻어냈을 때 느낀 기쁨의 크기가 지금과는 전혀 달랐던 시절,
그분들의 모든 것은 바로 그런 배경 속에서 형성되어 온 거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따라서 그분들이 현 세대들을 아주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것도 일견 이해가 된다.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는데,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는데,
그런데도 왜 계속 불평을 하는지,
혹은 왜 점점 더 약해지기만 하는지를 그분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분들은 자신들이 감당해야 했던 고통 속에서 스스로 엄청나게 강해지셨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신다.
그저 지나간 시절이 너무 힘겨웠고, 한스러울 뿐,
그 안에서 알게 모르게 다져진 내적, 외적 강인함을 특별한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신다.
그래서 나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글을 쓰는 자리가 참 귀하다고 여긴다.
젊은 세대들에겐 노인분들의 삶을 배우는 계기가 되고,
노인분들에겐 젊은 세대들 나름의 어려움을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실제로 노인분들은 젊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걸 매우 좋아하신다.
마냥 이뻐하시고, 자꾸 뭐라도 하나 더 챙겨 먹이려고 하시고,
그 따뜻한 사랑이 외로운 젊은 세대들에게 더 많이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내가 지금 말한 노인분들이란, 대부분 할머니들을 뜻한다.
할아버지들은 거의 접한 적이 없다.
내가 하는 이런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시는 일이 좀처럼 많지 않기 때문이다.
비단 노인 뿐만 아니라, 남성 참여자들의 비율이 언제나 너무 적다.
남성 대상 프로그램을 따로 만들면 참여하시려나?
하지만 사실은 다양한 연령, 성별이 섞여서 듣는 게 제일 좋긴 한데...
암튼,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다시 한 번 새기며...
오늘의 생각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