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치의 입장에서 선수의 부모에게 아이가 왜 팀을 나가야 하는지 설명하는 편지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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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 부모님께
안녕하십니까, 저는 훈이의 축구팀 코치입니다.
오늘은 훈이 부모님께 어려운 부탁을 드리기 위해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1년 간 제가 훈이와 같이 훈련을 하면서 느낀 것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훈이는 매사에 열심이고, 성실하며, 좋은 성과를 내려고 하는 욕심도 큰 선수입니다.
그래서 고강도 훈련도 잘 견디고, 연습에도 적극적이며, 팀원들과도 잘 화합하고 있습니다.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어머님, 아버님.
제가 보기에 훈이는 지금 부모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이루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축구에 대한 동기가 자기 자신의 즐거움이나 재미, 혹은 자신의 원함에 있지 않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함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은 만일 부모님께서 축구가 아닌 다른 종목을 시키셨다면, 훈이는 그것 또한 지금과 같은 퀄리티로 해냈을 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무얼 하든 잘해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으나,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 본인의 내적 동기가 정말 중요한데, 본인이 원하는 것일 경우, 추후에 아무리 어려운 일이 생겨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지만, 남이 원하는 것일 경우, 그 일이 잘 안 되기라도 하면 자기 자신을 자책하는 마음이 생기기 쉽고, 더 나아가 자신에게 이걸 시킨 남에 대한 원망이 같이 생기게 됩니다. 무척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지요. 아직까지는 훈이가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자기도 기쁘고, 부모님도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만, 앞으로 팀 활동을 계속해나가기 위해선, 훈이의 이런 마음가짐은 큰 불안 요소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훈이의 팀 동료들은 설령 부모님이 반대를 하신다고 해도 자신은 축구를 꼭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훈이는 다릅니다. 어떻게든 부모님이 기대하시는 좋은 모습을 만들어내려고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훈이에게 훈련은 부모님을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견뎌내야 하는 미션이며, 하기 싫어도 해내야만 하는 과제입니다. 그래서 훈이는 훈련 중에도 늘 긴장되어 있고, 좀처럼 웃지 않습니다. 잘 해내면 기뻐하지 않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고, 못 해내면 세상이 무너진 것처럼 좌절합니다. 그 이질감이 훈이의 수행 능력이 매우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팀 내에서 미묘한 균열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훈이 부모님께서 이런 훈이 마음을 살펴주시고, 본인이 진짜로 원하는 걸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만약 훈이가 본인 스스로도 축구를 원한다고 하면 팀에 계속 남아있어도 되지만,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부모님을 위해서 뛰고 있는 것이라면, 팀을 나가는 것이 훈이 자신에게도, 팀에게도 더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훈이가 재능이 없는 아이였다면, 부모님도, 훈이 자신도 선택하기가 더 쉬웠겠지만, 훈이는 노력으로 원치 않는 일도 능히 해낼 수 있는 아이이기에, 자신의 진심을 파악하는 것이 본인에게도, 부모님께도 더 힘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디 이번 기회를 통해 훈이의 진심을 들어보시고, 잘 결정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