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 : 글쓰기 좋은 질문 615번

by 마하쌤

* 과학자들이 불멸의 비밀을 마침내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죽음의 소중함을 사수하기 위해 탄원서를 작성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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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비밀을 밝혀냈다는데, 내가 왜 탄원서를 내야 하지?

어째서 '불멸의 비밀'보다 '죽음의 소중함'이 더 중요하다고 단정하지?


아, 오해하진 말길.

나는 불멸보다는 죽음이 있는 삶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쪽이 맞다.

그런데 왜 탄원서를 쓰지 않느냐고?


내가 죽음이 있는 삶 쪽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해서,

불멸을 추구하는 쪽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죽음이 있는 삶을 더 귀하게 여기듯이,

불멸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그것을 더 귀하게 여길 수 있는 거 아닌가?


우리는 모두 각자의 신념대로 살 뿐이다.

이 세상에 정해진 것, 확실한 것은 하나도 없다.

원래는 죽음이 이 세상에서 모두에게 유일한 확실한 것이었는데,

지금 불멸의 비밀이 밝혀졌다고 하니,

그마저도 이제 확실한 것이 아니게 되었을 뿐.


내가 맞으니, 넌 틀렸어.

내가 옳으니, 넌 잘못됐어.

내 생각대로 해야 하니, 넌 네 생각을 포기 해.

=> 어떻게 이렇게 단정지을 수 있을까? 어떻게 이렇게 확신할 수 있을까?

인간이 아는 것은 그야말로 새발의 피에 불과할 뿐인데,

기껏해야 그 작은 핏방울 하나씩 밖에 모르는 주제에,

어떻게 감히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

난 그게 정말 신기하고 경이롭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을 정말 좋아한다.


코끼리 만지기.jpeg

모두가 자기가 경험한 것에 근거해서 진실만을 얘기했다.

직접 만져보니, 직접 해보니, 나무 같아서 나무라고 했을 뿐이고, 창 같아서 창이라고 했을 뿐인 것이다.

누구도 잘못 말하지 않았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그 누구도 전체를 보진 못하고 있다.

전부 다 부분적인 진실일 뿐이다.

그러니 우리가 경험한 것들, 아는 것들을 모아서, 전체의 윤곽을 상상해보려고 애를 써야지,

이건 나무다, 아니다 이건 창이다, 이렇게 싸우는 건 한 마디로 바보 같은 짓이다.



그러니 난 탄원서는 쓰지 않겠다.

그리고 '불멸의 비밀'이 솔직히 좀 궁금하기도 하다.

그게 도대체 뭔지 한 번 들어나 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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