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최근 어떤 중요한 일을 두고서 마음을 바꿨던 때는 언제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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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년부터 야나두 앱에서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대학 다닐 때 일본어 공부를 몇 년 한 적이 있었다)
계기는 아버지 간병 기간이 길어지면서, 제대로 된 공부를 할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진 것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속절없이 흘러가는 걸 보면서,
이러다가는 아무것도 쌓이는 게 없겠다 싶은 불안감이 확 몰려왔다.
그래서 아버지가 잠에서 깨시기 전,
이른 아침 중에 하루에 10분, 20분이라도 공부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다가,
어학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원래는 리얼클래스 앱에서 영어 공부부터 시작했던 건데,
막상 하다 보니까 10분 정도는 더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야나두 일본어까지 추가하게 되었다.
그렇게 1년 동안 꾸준히 일본어 공부를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또 그냥 막연하게 공부하기보다는 확실한 목표가 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본어능력시험(JLPT)에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다락원 일본어능력시험 코스도 신청해서 같이 공부하기 시작했다.
(시험에 붙어서 합격증을 제출하면 수강료를 전액 환급해주는 코스였기 때문에!)
일본어능력시험은 1년에 2번, 7월과 12월에 시험이 있고,
등급은 N5가 가장 쉽고, N1이 가장 어렵다.
지금 내 실력으로는 N5나 N4 정도는 확실히 붙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이왕 시험 공부할 거, N3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문제는 본격적인 시험 공부를 시작함과 동시에,
일본어에 대한 내 흥미가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문제 풀이 위주인 다락원 인강을 들으면서, 처음엔 오랜만에 해보는 문제풀이에 신이 났었지만,
이내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하루도 빼놓지 않고 꼬박꼬박 공부하던 일본어가 점점 하기 싫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시험 한 달을 앞두고는 아예 일본어 공부 자체를 하지 않게 되었다. (헐...)
그런 나 자신에게 너무 놀랐다.
왜나햐면 난 일본어를 너무 재밌어 했었으니까.
시험 공부라는 것이 이렇게까지 삽시간에 재미를 앗아가나 싶기도 했다.
그렇게 7월 6일 N3 시험 날짜는 다가왔고,
나는 하루 전날 실전 모의고사 한 개만 겨우 풀어보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쉬는 시간에 시험장을 둘러보니, 내가 최고령 수험자인 듯 했다. ㅠ.ㅠ)
시험은 생각했던 것보다 청해가 훨씬 어려웠고, 독해 문제도 이해가 안 되서 그냥 찍은 것도 꽤 됐다.
합격할 수도 있고, 불합격할 수도 있는 간당간당한 상태라는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번 시험을 보고나서 확실히 깨달았다.
난 그냥 일본어 회화 공부를 하고 싶은 거지,
일본어 능력시험 공부를 하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걸.
시험은 나의 자발적 흥미를 저 멀리 안드로메다까지 보내버릴 수 있다는 걸.
그래서 12월 시험은 보지 않기로 결심했다.
시험 공부를 계속하다간, 아예 일본어를 놔버릴 것 같아서.
이게 바로 최근에 내가 마음을 바꾼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