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 : 글쓰기 좋은 질문 249번

by 마하쌤

* 나의 할머니나 할아버지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 다섯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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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나에겐 생존해계신 할아버지, 할머니가 양가에 다 안 계시므로,

적절한 글감일 듯 하네.

만약 직접 여쭤볼 수 있었다면... 하는 가정 말이지.


일단은 1) 두 분이 어떻게 처음 만나게 됐는지가 제일 궁금하다.

사실 나라는 존재가 있게 된 것도,

따져 올라가다 보면, 양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우선 만나서 사귀고, 결혼까지 가야지만,

거기에서 우리 아빠랑 엄마가 나오게 되는 거니까,

매우 중요한 지점 아니겠는가!


뭐, 그 시절엔 누구나 다 얼굴도 안 보고 그냥 결혼했다라던가,

양가 지인의 소개로 만났다거나, 이런 식상한 대답이 나온다면,

그래서 2) 두 분이 처음 서로를 보게 되었을 때, 그 첫 느낌이 어떠셨는지가 너무 궁금하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처음 본 소감,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처음 본 소감,

아! 두 분께 각각 따로 여쭤봐야겠네.

한 자리에서 물어보면 서로를 의식해서 솔직하지 못한 답이 나올 수도 있을 테니. ㅎㅎㅎ


그리고 3) 서로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열게 된 계기, 혹은 서로를 진심으로 신뢰하게 된 계기를 묻고 싶다.

어르신들이니까 이렇게 점잖게 여쭤본 거지만,

그냥 우리식 표현대로 하면, 언제 서로에게 반했냐 같은 질문인 셈이다.

중매 결혼의 경우, 사실 사는 것 먼저, 정드는 것 나중인 경우가 많으니까,

살다가 이 사람이라면 계속 믿고 살 수 있겠다라던가, 이 사람 좋은 사람이구나, 라고 느끼게 된 그런 순간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거나 양가 조부모님들은 이혼한 분들이 안 계시니(그 시절엔 이혼이란 말도 흔치 않았을 듯), 살면서 서로 의지가 되고 든든했던 지점이 적어도 한 군데는 있지 않았을까?


같은 질문의 다른 방향이지만,

4) 서로가 제일 꼴보기 싫고, 미웠던 적은 언제였는지도 묻고 싶다.

사람이 어떻게 좋기만 할 수 있겠는가, 맘에 드는 부분이 있으면 맘에 안 드는 부분도 100% 있게 마련인 것을. 근데 사실 요거는 쪼오끔 알 것도 같다.

할아버지-할머니 살아계신 동안 지켜본 바에 의하면, 굳이 묻지 않았고, 대답해주지 않으셨어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는 부분이 있긴 했다. ㅋㅋㅋㅋ


마지막 질문 하나가 남았네.

음... 뭐든 물어볼 수 있다 치면,

5) 하늘에 올라가셔서 어떻게 지내시는지 여쭤보고 싶다.

얼마 전에 손석구, 김혜자 주연의 드라마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라는 드라마도 있었지만,

두 분의 사후 세계 모습도 무척 궁금하다.



두 분이 곁에 계실 때는,

할아버지-할머니의 삶과 내 삶이 매우 거리가 있어서,

뭘 궁금해하고, 물어볼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 했던 것 같다.

그냥 인사만 드리고, 같이 밥만 먹고 그랬지,

그분들 삶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할아버지-할머니께 용돈 받을 때나 좋아했지, 참 무심한 손주였구나 싶다.

내 조부모님들인데 아는 것도 별로 없고...

많이 죄송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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